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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오랜만에 수면 위 내시경을 받았습니다

by healthyrenn 2019. 12.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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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xabay에 내시경 사진이 없다니 대충 관련있는 장비로 땜빵하는 이미지 ㅠㅠ

개인적으로 수면 위 내시경을 2번 정도 받은 경험이 있습니다. 서울 가산동의 모 작은 내과에서 한 번, 광명의 중형 병원에서 한 번 받은 적이 있지요. 그리고 이번에도 광명의 모 중형 병원에서 세 번째 위 내시경 검사를 받게 되었습니다. 건강검진에서 위암 검진 대상이라서요.

공단에서 지원하는 검사라 할지라도 수면으로 내시경 검사를 하게 되면 추가 비용을 받습니다. 병원에 따라 4~6만 원가량이 추가된다고 생각하시면 편합니다.

절차는 예전에 비해 단순화된 것 같았습니다. 마지막 검사 때 이루어진 것을 순차적으로 적어보겠습니다.

추신: 수면 마취를 할 거라면 운전할 생각은 하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병원에는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가세요.

우선 검사 전에 몇 가지 서약서를 받습니다. 위 내시경 검사에 대한 안내와 동의가 있고, 그리고 수면 마취에 대한 설명과 동의를 받습니다. 수면 마취는 간혹 사망자가 나오는 케이스가 뉴스에 간간히 나오는 만큼 100% 안전한 것은 아니니깐요. 뭐 그래도 나름 안전한 편이라고 생각하고 있기에 내시경은 항상 수면 마취로 받고 있습니다.

이후 가스제거제라는 물약을 마시게 합니다. 말 그대로 위 속의 가스를 제거하는 약이겠지요. 맛은 요구르트 느낌의 향이 섞여있지만 정말 아무 맛도 느껴지지 않는 걸쭉한 액체입니다. 쓰지도 않고 그다지 거부감도 없습니다.

그다음 수액주사를 연결하기 위해 혈관을 잡는다는 시술을 합니다. 쉽게 말해 그냥 링거 바늘 꼽는 거예요. 내시경 검사 자세의 특성상 손등에 바늘을 꼽게 되는데 내 몸에 비계가 얼마나 많은가를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도 있습니다.😅 참고로 바늘이라고는 하지만 실제 바늘은 삽입 시에만 사용하고 이후에는 굉장히 부드러운 플라스틱 재질의 관만을 연결해놓고 바늘은 빼냅니다. 그래서 손 마구 움직인다고 바늘에 찔리거나 하는 일은 일어날 수 없는 일이니 주사 바늘에 찔릴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됩니다.

이후 내시경 검사실로 들어갑니다. 외투라던가 기타 소지품을 담을 수 있는 바구니에 다 넣으라고 합니다. 휴대폰도 전원을 반드시 끄고 넣으라고 합니다. 아마도 검사에 조금이라도 방해될 만한 것들을 조기에 차단하기 위함이겠죠. 예를 들어 수면 중에 벨소리가 울리면 깰지도 모르니깐요.

이제 침대에 눕습니다. 간호사들이 시키는 대로 옆으로 누워서 발을 하나는 구부리고 하나는 펴고 팔은 또 어떻게 자세를 잡아주니 잘 따라주기만 하면 됩니다. 손가락에는 맥박 검사기 같은 장비를 끼우고 이후 심장이 뛸 때마다 삑삑 거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검사 대기자가 많지 않다면 별로 생각할 거리가 없겠지만 대체로 앞 검사가 끝날 대 까지 이 상태로 잠시 대기하게 됩니다. 이 시간 동안은 안정을 취하며 긴장을 풀라고 합니다. 그런데 그게 말이 쉽지 긴장을 안 할 수가 있을까요? 주변에 검사 도구들도 보이고 이상한 소리도 들리고 이런저런 생각에 긴장했다 풀렸다 하는 데다, 맥박 소리를 들려주는 기계 때문에 내가 긴장을 하는지 안 하는지 외부에 노출되는 수치심(?)도 살짝 느낄 수 있습니다.

검사를 위해 의사가 들어오면 이제 입에 소독약 냄새가 물씬 풍기는 구멍이 뚤린 마우스피스를 물려줍니다. 그리고 본격적인 검사를 위해 혈관을 잡아놓은 곳에 우유주사를 놓습니다. 네 이게 바로 그 유명한 수면유도제 프로포폴이지요. 바늘을 직접 찌르는 건 아니라서 아프진 않은데... 약이 들어가면서 뻐근한 느낌이 든다고 합니다. 전 3차 경험에서 드디어 뻐근함을 경험했는데 이건 사람이나 상황에 따라 다르긴 할 거예요.

주사가 들어가면 몽롱해지는 것을 즐길 수 있습니다. 그리고 모든 것이 좋다면 여기서 당신의 기억은 끊어지는 것이 정상입니다. 저같이 수면 마취가 잘 안 되어서 몸무림을 치는 것을 느낄 수 있다면 조금 다르겠지만요. 제 경우 끝나고 나서 들었는데 수면마취가 잘 안 되어서 우유주사를 좀 많이 넣었답니다.


이후 회복실에서 간호사가 깨우는 것에 눈을 뜨게 됩니다. 시간 많으시면 여기서 좀 더 주무셔도 되겠지요. 전 낮잠 자는 것을 싫어해서 거의 바로 일어나는 편이지만요.

정신을 제대로 차리면 목구멍의 화끈함이나 따끈함이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은근히 올라오는 소독약 냄새와 함께 말이지요. 정신은 맑은 것 같아도 잠에서 덜 깬 것처럼 어지럽거나 말투가 이상할 수도 있습니다. 괜찮아요. 곧 정상으로 돌아올 거니깐요. 하지만 운전을 할 생각은 포기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음주운전만큼 위험할 수도 있습니다.

정신을 차리면 간호사의 안내대로 적당히 기다리사 의사 선생과의 면담을 보고 이후 상황을 논의하게 됩니다. 참고로 전 깨끗하다고 해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어쨌거나 이렇게 세 번째 수면 위 내시경 검사는 무사히 마쳤습니다. 시작하기 전에는 항상 긴장하지만 끝나고 나서 별 문제가 없다는 진단을 받으면 정신적으로 위안을 얻기도 하기에 참 기분은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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