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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14

12. 프롤로그의 마지막, 출산 임신 40주 차가 되던 날, 아내에게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남들이 이야기하는 그 진통은 당연히 겪어보지 못했다. 임신 때 늘 그래 왔듯이 배가 조금씩 당기는 느낌을 이야기하곤 했지만 아프다거나 하는 수준은 아니었다고 한다. 그저 아이가 걷어찬 갈비뼈가 아프다고 호소하는 것을 종종 들어줬을 뿐이다. 그런데 예정일을 이틀 넘긴 새벽 잠자리에 들려는 순간이었다. 아내가 갑자기 화장실을 달려갔다가 나오면서 뭔가가 왈칵 쏟아져 나왔다는 이야기를 하였다. 패드에 묻은 것을 보니 연두색에 가까운 노란색 액체였다. 일단은 침착하게 뭔가의 분비물이 나오는 것은 아닐지 살펴보자고 했다. 임신 도중 나오는 분비물일 수도 있기 때문에다. 하지만 그러기엔 좀 묽다는 느낌이 들기는 했다. 다만 양수가 터진 것은 아닐 거.. 2020. 10. 24.
제왕절개가 만만해 보이시나요? 어떤 사람이 제왕절개 출산이 자연 출산보다 쉬운 방법이라는 편견을 가지고 있는 경우를 봤습니다. 오랜 시간 진통을 겪어가며 낳는 자연 출산 방법이 확실히 힘들다는 것은 다들 알고 있지요. 하지만 제왕절개는 대해서는 다들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요? 이 글은 제왕절개가 결코 편한 출산 방법이 아니라는 것을 개인적 경험으로 정리하는 글입니다. 제왕절개 수술 제왕절개(帝王切開, Caesarean section)는 출산 방법의 하나로써 산모의 복부와 자궁을 절개하여 태아를 직접 꺼내는 수술입니다. 출산 방법 중 하나이기는 하지만 복부를 절개하는 수술이며 보통은 자연 분만이 불가능할 경우 사용하는 방법입니다. 이런 경우는 태아가 너무 크거나 바라보고 있는 방향이 비정상적인 경우, 양수가 터지고도 오랜 시간 분만이 .. 2020. 10. 22.
우리 아이가 뱃속에서 응아를 했다구요? 태변흡인증후군(Meconium aspiration syndrome), 혹은 태변흡입증후군이라 부르는 증상이 있습니다. 자궁 속의 태아가 태변을 양수에 배출한 상태에서 이를 폐로 흡입하여 나타날 수 있는 다양한 질환을 통칭하는 의미입니다. 태변은 일반적으로 태아가 출산 직후 첫 수유 시 배출하는 첫 변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자궁 안에서 태변을 보는 케이스는 비정상적인 상황으로 봐야 합니다. 보통은 충분히 자란 태아가 산소 부족이나 물리적 충격 등의 스트레스를 받게 되어 태변을 일찍 보는 경우가 있습니다. 좀 더 쉽게 표현해서 아이가 힘들어해서 변을 보았다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태변은 일반적으로 녹색이나 연두색에 가깝습니다. 출산 전에 태아가 태변을 본 경우를 확인하는 방법은 사실상 양수가 터졌을 때의 양수.. 2020. 10. 20.
11. 배부르지 않은(?) 배부름의 변화 아내가 성공적으로(?) 임신한 이후 달라진 점은 입덧 말고 뭐가 있을까. 대략 22~23주 차 근처에서 아내의 입덧은 사라졌다. 하지만 내가 떠맡았던 요리와 설거지는 여전히 내 담당이었다. 별다른 이유가 있었던 것은 아니고 그냥 내가 해주고 싶어서였다. 임산부의 배에서 아이가 차지하는 공간이 늘어나니 자연스럽게 먹는 양이 적어질 수밖에 없다. 아이를 먹여 키워야 하니 잘 먹어야 하는데 이런 모순스러운 디자인이라니 조물주(?)를 이해할 수 없기도 하다. 분명 이건 걱정스러워해야 할 부분이다. 병원에서도 항상 임산부의 체중과 태아의 크기를 살펴보는 것이 이유는 있을 것이다. 아내는 끝(?)까지 잘 먹지는 못했지만 다행히도 몸무게는 조금씩 늘어갔고 아이도 잘 크고 있었다. 단지 아내가 많이 못 먹어서 짜증을 .. 2020. 10. 18.
10. 입덧의 시련 퀘스트 세 번 시도 끝에 임신 8주 차를 막 넘긴 찰나, 우리 부부에게 또 다른 위기가 찾아온다. 임신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시련, 바로 입덧이다. TV에서 보던 그 입덧을 생각해보자. 대화를 하다가, 밥을 먹다가 갑자기 "우욱" 하면서 입을 손으로 막으며 화장실로 달려가는 드라마의 한 장면이 떠오른다. 뭐... 틀렸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이것과는 좀 다른 양상이라 '아 TV 드라마 시나리오는 역시 상상으로 만들어진 편견이 굳어져 있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와는 좀 다르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입덧의 양상은 사람마다 다양하다. 아내의 입덧은 냄새에 특화되었었다. 그러니까... 냄새가 좀 심하다 싶으면 바로 반응이 왔다. 고깃집 옆을 지나가는데 고기 굽는 냄새가 났을 때, 시장에 생선 파는 곳에서 풍기는.. 2020. 10. 17.
9. 셋째와의 만남과 시련의 시작 첫째와 둘째를 허망하게 보냈지만, 둘째의 충격은 생각보단 크진 않았다. 첫째 때의 충격이 너무 커서 그랬을 수도 있고 둘째가 너무 작을 때 가버려서 그랬을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어쨌든 잠깐 쉰 뒤 다시 세 번째 도전을 시작했다. 이 글의 카테고리인 '육아일기'가 존재하려면 당연히 아이가 태어나야 할 테니 당연하다면 당연한 이야기다. 세 번째 시술은 당연히 두 번째 보다도 더 익숙하게 진행될 수밖에 없다. 물론 단 한 가지를 빼고 말이다. 여전히 주사를 직접 놓는 것은 곤혹스러운 일이다. 그 누구라도 이 시술을 몇 번을 경험했든 간에 주사를 놓는 것이 가장 힘든 일일 것이다. 지금도 독감 예방 주사 맞으라면 일단 도망치려고 하는 허약한 남자인데 뭐 어떡할까. 준비 과정과 채취를 넘기고 이제 배양이다. 1.. 2020. 10. 11.
8. 둘째와의 짧은 추억 첫째를 허무하게 보내고 난 뒤 약 3개월가량을 쉬었다. 소파수술을 했던 터라 아내의 몸이 회복되는 기간을 가져야 했다. 당연하게도 이걸로 포기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 첫째는 하늘나라에서 둘째를 도와주지 않을까 하는 믿음도 살짝 있기도 했다. 하지만 이미 제목에 스포일러를 써버린 느낌이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둘째도 짧은 시간만 이 세상에 존재했었다. 두 번째 시험관 시술을 앞두고 당연하게도 우리 부부는 여전히 자연 임신을 시도해보고 있었다. 지금까지의 결과로 봐서 될 가능성은 낮았지만 이런 관계를 가지는 것 자체가 또 위안을 주는 것이었을지도 모른다. 다행히도 우리 부부는 육체적으로 그리고 정신적으로도 잘 회복했다. 그리고 두 번째 도전이 시작된다. 이번에 크게 바뀐 점이 있다면 이미 한번 겪어봤다는 .. 2020. 10. 10.
7. 첫째의 추억 시험관 시술을 한 뒤 약 보름 후 혈액 검사를 했고 그날 전화로 호르몬 수치가 높다는 소식을 접했다. 아마도 착상에 성공한 것 같다는 이야기였던 것 같다. 착상은 수정란이 자궁에 잘 달라붙어서 뿌리를 내렸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우리 부부는 약간 순진했는지 그 전화의 내용이 "임신입니다"라고는 인지하지 못했던 것 같다. 그냥 순수하게 '아 이대로 잘 진행되면 임신이 되겠구나' 생각하고 평소처럼 생활했던 것 같다. 그러다 상황을 인지했던 것은 4~5주 차쯤이었을 것 같다. 병원에서 초음파 검진을 받으며 문제없는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 소리를 듣고는 아내가 물었다. 아내: "그럼 언제쯤 임신으로 판정 나는 것인가요?" 의사: ".................................? 네? 이미 .. 2020. 10. 8.
6. 시험관 시술은 하드했다 우리 부부는 자연 임신 방식으로는 빠른 시일 내에 임신하는 것이 힘들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결국은 마지막 수단인 시험관 시술 일정을 잡게 되었다. 시험관 시술은 비용이 제법 큰 편이다. 그래서 시작 전에 비용과 관련해서 많은 정보를 찾아봤고 병원에도 물어봤다. 이후 병원에서 난임 진단서를 발급받고 보건소로 갔다. 난임 시술 지원을 받기 위해서다. 나라에서 아이의 출생 수가 줄어드니 이제 난임을 본격적으로 지원하고 있는지 의료 보험에서 50%, 그리고 남은 것에서 절반 가량을 국가에서 지원해 준다고 한다. 본인 부담이 25%가량으로 줄었다는 말이다. 경제적 여건이 그리 좋지는 못한 우리 부부에겐 참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주변에서 시험관으로 수천만 원 썼다는 이야기를 한두 번 들은 게 아니라서 겁을 좀 많.. 2020. 10. 4.
5. 난임 치료의 시작은 마일드하게 이렇게 저렇게 공포와 수치의 검사를 마치고 발견된 질환의 치료까지 진행했다. 자 그럼 이제 뭘 해야 할까? 난임 치료의 대명사는 시험관 시술이다. 성공률이 이식한 배아 당 50%는 안 된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난임 시술 중 확률이 높기로 유명하니 결국 대명사가 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임신이란 게 이렇게 쉬우면서도 어려운 거다. 난임 시술의 대명사 시험관 아기 시술 대한민국은 점점 결혼 연령이 높아져 가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난임 비율도 점점 높아지는 추세이지요. 이런 난임 치료 분야에서 가장 유명한 것이 시험관 아기 시술입니다. 저만 그랬는지 모 healthyrenn.tistory.com 그런데 확률을 알고 있었음에도 왜인지 시험관을 바로 시도하기엔 좀 싫었다. 자연적이지 않은 임신에 거부감이 안 들.. 2020. 10. 3.
3. 여자용 난임 검사 퀘스트 남자로서 난임 검사는 약간의 금욕과 약간의 부끄러움만 감수하면 사실 아무것도 아닌 일이었다. 하지만 여자라면 과연 그렇게 하찮은(?) 일일까? 당연하게도 여성에게 주어지는 퀘스트는 남성에 비해 난이도가 월등하게 높다. 물론 질경을 이용한 육안 및 촉진 검사를 남자인 내가 알 수는 없다. 다만 확실한 것은 아내는 매우 싫어했다. 이런 검사를 한 두 번 한 것도 아니고 수년간 수십 차례 했지만 결국 익숙해지는 것은 촉감이나 통증뿐 불쾌함은 사라지지 않는다고 표현했으니까. 물론 그 정도로 끝은 아니었다. 초음파 검사도 함께 진행했는데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배 위에 기계를 대고 하는 검사가 아니다. 이 역시 질 내부에 기구를 넣어서 검사하는 것으로 당연히 불쾌할 수밖에 없다. 이야기를 들으면 남성으로 태어난 것.. 2020. 9. 26.
2. 남자용 난임 검사 퀘스트 여차 저차 해서 결혼한 지 3년 차인 우리 부부는 온갖 노력에도 임신이 되지 않자 결국 난임 병원을 찾게 되었다. 사실 시간 순서대로라면 병원에 가기 전에 적었어야 할 내용이 있다. 병원 예약을 잡을 때 들은 소리가 있는데 "남편 분은 3일 이상 금욕하셔야 돼요"였다. 난 처음에는 '금욕'을 '금육'이라고 들어서 "응? 고기는 왜 먹지 말래?"라고 잠깐 오해하기도 했지만, 어쨌든 부부관계를 잠깐 가지지 말라는 그 의미가 맞다. 부부 사이에 따라 다르겠지만 뭐 3일이야 참을 수 있겠지. 참고로 우리는 약 5일가량을 참고 갔었다. 건장한 남자치곤 잘 참지 않았을까? 훗... 무조건 금욕을 오래 한다고 검사 결과가 잘 나오는 것은 절대로 아니다. 짧을수록 정자가 신삥(?)이라 튼튼하지만 대신 수량이 좀 적고,.. 2020. 9.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