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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임11

10. 입덧의 시련 퀘스트 세 번 시도 끝에 임신 8주 차를 막 넘긴 찰나, 우리 부부에게 또 다른 위기가 찾아온다. 임신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시련, 바로 입덧이다. TV에서 보던 그 입덧을 생각해보자. 대화를 하다가, 밥을 먹다가 갑자기 "우욱" 하면서 입을 손으로 막으며 화장실로 달려가는 드라마의 한 장면이 떠오른다. 뭐... 틀렸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이것과는 좀 다른 양상이라 '아 TV 드라마 시나리오는 역시 상상으로 만들어진 편견이 굳어져 있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와는 좀 다르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입덧의 양상은 사람마다 다양하다. 아내의 입덧은 냄새에 특화되었었다. 그러니까... 냄새가 좀 심하다 싶으면 바로 반응이 왔다. 고깃집 옆을 지나가는데 고기 굽는 냄새가 났을 때, 시장에 생선 파는 곳에서 풍기는.. 2020. 10. 17.
9. 셋째와의 만남과 시련의 시작 첫째와 둘째를 허망하게 보냈지만, 둘째의 충격은 생각보단 크진 않았다. 첫째 때의 충격이 너무 커서 그랬을 수도 있고 둘째가 너무 작을 때 가버려서 그랬을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어쨌든 잠깐 쉰 뒤 다시 세 번째 도전을 시작했다. 이 글의 카테고리인 '육아일기'가 존재하려면 당연히 아이가 태어나야 할 테니 당연하다면 당연한 이야기다. 세 번째 시술은 당연히 두 번째 보다도 더 익숙하게 진행될 수밖에 없다. 물론 단 한 가지를 빼고 말이다. 여전히 주사를 직접 놓는 것은 곤혹스러운 일이다. 그 누구라도 이 시술을 몇 번을 경험했든 간에 주사를 놓는 것이 가장 힘든 일일 것이다. 지금도 독감 예방 주사 맞으라면 일단 도망치려고 하는 허약한 남자인데 뭐 어떡할까. 준비 과정과 채취를 넘기고 이제 배양이다. 1.. 2020. 10. 11.
8. 둘째와의 짧은 추억 첫째를 허무하게 보내고 난 뒤 약 3개월가량을 쉬었다. 소파수술을 했던 터라 아내의 몸이 회복되는 기간을 가져야 했다. 당연하게도 이걸로 포기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 첫째는 하늘나라에서 둘째를 도와주지 않을까 하는 믿음도 살짝 있기도 했다. 하지만 이미 제목에 스포일러를 써버린 느낌이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둘째도 짧은 시간만 이 세상에 존재했었다. 두 번째 시험관 시술을 앞두고 당연하게도 우리 부부는 여전히 자연 임신을 시도해보고 있었다. 지금까지의 결과로 봐서 될 가능성은 낮았지만 이런 관계를 가지는 것 자체가 또 위안을 주는 것이었을지도 모른다. 다행히도 우리 부부는 육체적으로 그리고 정신적으로도 잘 회복했다. 그리고 두 번째 도전이 시작된다. 이번에 크게 바뀐 점이 있다면 이미 한번 겪어봤다는 .. 2020. 10. 10.
7. 첫째의 추억 시험관 시술을 한 뒤 약 보름 후 혈액 검사를 했고 그날 전화로 호르몬 수치가 높다는 소식을 접했다. 아마도 착상에 성공한 것 같다는 이야기였던 것 같다. 착상은 수정란이 자궁에 잘 달라붙어서 뿌리를 내렸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우리 부부는 약간 순진했는지 그 전화의 내용이 "임신입니다"라고는 인지하지 못했던 것 같다. 그냥 순수하게 '아 이대로 잘 진행되면 임신이 되겠구나' 생각하고 평소처럼 생활했던 것 같다. 그러다 상황을 인지했던 것은 4~5주 차쯤이었을 것 같다. 병원에서 초음파 검진을 받으며 문제없는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 소리를 듣고는 아내가 물었다. 아내: "그럼 언제쯤 임신으로 판정 나는 것인가요?" 의사: ".................................? 네? 이미 .. 2020. 10. 8.
6. 시험관 시술은 하드했다 우리 부부는 자연 임신 방식으로는 빠른 시일 내에 임신하는 것이 힘들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결국은 마지막 수단인 시험관 시술 일정을 잡게 되었다. 시험관 시술은 비용이 제법 큰 편이다. 그래서 시작 전에 비용과 관련해서 많은 정보를 찾아봤고 병원에도 물어봤다. 이후 병원에서 난임 진단서를 발급받고 보건소로 갔다. 난임 시술 지원을 받기 위해서다. 나라에서 아이의 출생 수가 줄어드니 이제 난임을 본격적으로 지원하고 있는지 의료 보험에서 50%, 그리고 남은 것에서 절반 가량을 국가에서 지원해 준다고 한다. 본인 부담이 25%가량으로 줄었다는 말이다. 경제적 여건이 그리 좋지는 못한 우리 부부에겐 참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주변에서 시험관으로 수천만 원 썼다는 이야기를 한두 번 들은 게 아니라서 겁을 좀 많.. 2020. 10. 4.
5. 난임 치료의 시작은 마일드하게 이렇게 저렇게 공포와 수치의 검사를 마치고 발견된 질환의 치료까지 진행했다. 자 그럼 이제 뭘 해야 할까? 난임 치료의 대명사는 시험관 시술이다. 성공률이 이식한 배아 당 50%는 안 된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난임 시술 중 확률이 높기로 유명하니 결국 대명사가 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임신이란 게 이렇게 쉬우면서도 어려운 거다. 난임 시술의 대명사 시험관 아기 시술 대한민국은 점점 결혼 연령이 높아져 가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난임 비율도 점점 높아지는 추세이지요. 이런 난임 치료 분야에서 가장 유명한 것이 시험관 아기 시술입니다. 저만 그랬는지 모 healthyrenn.tistory.com 그런데 확률을 알고 있었음에도 왜인지 시험관을 바로 시도하기엔 좀 싫었다. 자연적이지 않은 임신에 거부감이 안 들.. 2020. 10. 3.
4. 공포의 비뇨기과 퀘스트 난임 클리닉에서 1차적으로 검사한 결과가 나왔고 아내에게 문제는 없지만 나에게 문제가 있을 수는 있다는 질색할 만한 소식을 들었다. 자 그래서 난 어떻게 해야 하나. 물론 담당 의사가 검사지를 보면서 설명을 해주었다. 정자 숫자가 어떻고 직진성이 어떻고 기형이 어떻고 주구절절 이야기는 일단 생략하고, 정액에서 박테리아가 나왔다는 것은 정액 구성 물질을 만드는 어딘가에 염증이 있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니 비뇨기과에서 가서 검사를 받으라는 조언이었다. 이 병원에서 한 번에 다 해 주었으면 했다는 마음도 있긴 했는데, 아무래도 난임 클리닉은 여성에게 최적화되어있다 보니 남성의 경우는 어쩔 수 없는 것 같긴 했다. 그래서 집에서 가까운 비뇨기과를 물색하기 시작했다. 주변에 약간 큰 종합병원에 진료과가 있었는데, .. 2020. 9. 28.
3. 여자용 난임 검사 퀘스트 남자로서 난임 검사는 약간의 금욕과 약간의 부끄러움만 감수하면 사실 아무것도 아닌 일이었다. 하지만 여자라면 과연 그렇게 하찮은(?) 일일까? 당연하게도 여성에게 주어지는 퀘스트는 남성에 비해 난이도가 월등하게 높다. 물론 질경을 이용한 육안 및 촉진 검사를 남자인 내가 알 수는 없다. 다만 확실한 것은 아내는 매우 싫어했다. 이런 검사를 한 두 번 한 것도 아니고 수년간 수십 차례 했지만 결국 익숙해지는 것은 촉감이나 통증뿐 불쾌함은 사라지지 않는다고 표현했으니까. 물론 그 정도로 끝은 아니었다. 초음파 검사도 함께 진행했는데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배 위에 기계를 대고 하는 검사가 아니다. 이 역시 질 내부에 기구를 넣어서 검사하는 것으로 당연히 불쾌할 수밖에 없다. 이야기를 들으면 남성으로 태어난 것.. 2020. 9. 26.
2. 남자용 난임 검사 퀘스트 여차 저차 해서 결혼한 지 3년 차인 우리 부부는 온갖 노력에도 임신이 되지 않자 결국 난임 병원을 찾게 되었다. 사실 시간 순서대로라면 병원에 가기 전에 적었어야 할 내용이 있다. 병원 예약을 잡을 때 들은 소리가 있는데 "남편 분은 3일 이상 금욕하셔야 돼요"였다. 난 처음에는 '금욕'을 '금육'이라고 들어서 "응? 고기는 왜 먹지 말래?"라고 잠깐 오해하기도 했지만, 어쨌든 부부관계를 잠깐 가지지 말라는 그 의미가 맞다. 부부 사이에 따라 다르겠지만 뭐 3일이야 참을 수 있겠지. 참고로 우리는 약 5일가량을 참고 갔었다. 건장한 남자치곤 잘 참지 않았을까? 훗... 무조건 금욕을 오래 한다고 검사 결과가 잘 나오는 것은 절대로 아니다. 짧을수록 정자가 신삥(?)이라 튼튼하지만 대신 수량이 좀 적고,.. 2020. 9. 18.
1. 난임에서 벗어나기 위한 거룩한(?) 시작점 육아일기 카테고리의 첫 글이다. 그런데 아직 아이를 가지기도 전 시점에서 시작된다. 길고 긴 프롤로그의 시작이다. 결혼하고 3년째, 나는 임신에 대해 무관심한 사람이었다고 봐도 된다. 부부 사이가 소원했다기보다는 오히려 사이가 너무 좋아서 굳이 아이가 없어도 둘이 행복하게 잘 살고 있어서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의 아이가 생겼을 때의 환경 변화 이야기를 듣다 보면 우리 부부 사이에도 얼마나 큰 변화가 생길지 좀 무섭기도 했었다. 하지만 주변의 시선은 우리 부부를 가만두지 않았다. 아이는 언제 가질 것이니 계획은 세웠냐느니 잘 아는 한의사가 있는데 소개해주니 뭐니 온갖 간섭이 들어오기 마련이다. 듣는 입장에선 좀 스트레스를 받지만 이게 대한민국에서 우리들의 부모 세대들에겐 당연한 커뮤니케이션 방법 중 하나이.. 2020. 9. 11.
난임 시술의 대명사 시험관 아기 시술 대한민국은 점점 결혼 연령이 높아져 가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난임 비율도 점점 높아지는 추세이지요. 이런 난임 치료 분야에서 가장 유명한 것이 시험관 아기 시술입니다. 저만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시험관 시술에 대해 두려움이나 편견이 좀 있었습니다. 다른 분들도 그럴까요? 하여간 시험관 시술 내용과 시험관 시술의 편견에 대한 것도 살짝 정리해 볼까 합니다. 일부 내용은 제 경험에 의거한 내용이라 틀린 내용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난임은 부끄러운 게 아니다 아무래도 난임을 부끄러워하는 풍토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난임이라 그러면 정력이 약한 거라는 편견이 있기도 하고, 남자 혹은 여자 쪽의 성기능에 문제가 있다고 인식할 수밖에 없기도 합니다. 따라서 난임 검사를 부끄러워하거나 두려워(?)하는 것도 어느 정도는.. 2020. 8.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