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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상식

지방은 안 먹는 것이 좋은 걸까?

by healthyrenn 2019. 2.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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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은 3대 영양소 중에서도 가장 에너지 효율이 좋은 영양소다. 그리고 비만의 주범으로 불려서 그 효율에도 불구하고 우리 몸의 주적이 되고 있다. 그래서인지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은 자신의 식단에 지방에 얼마나 포함되어 있는가를 상당히 신경 쓰고 있다. 물론 요즘은 정보의 전달력이 좋아져서 탄수화물이 비만의 주범이라는 것은 알고 있지만, 지방에 대해서는 얼마나 잘 알고 있는지 한번은 점검해 볼 필요가 있는 것 같다.



우선 지방의 존재 이유를 살짝 살펴보자.


지방의 존재 이유

지방의 용도 중 유명한 것을 몇 가지 꼽아보자. 대표적으로 에너지를 저장하기 위한 용도가 있다. 지방은 효율이 좋은 에너지원이기 때문에 대부분 동물은 생존하기 위해 이 지방을 축적하는 것이 삶의 절반을 차지한다고 볼 수 있다. 사람도 본능적으로 가을이 오면 먹잇감이 떨어지는 겨울을 대비해 미리 지방을 축적하려고 한다고 생각한다. 


그 외에 몸 내부를 외부의 충격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보호제 역할과 몸 내부의 온도를 유지할 수 있게 도와주는 보온재 역할도 겸하고 있다. 각종 물리적 공격이나 추위에서 견디려면 지방은 필수라는 말이다.


결과적으로 지방은 야생에서의 생존을 위해 꼭 필요한 다양한 기능을 하는 영양소다.


그리고 맛있다. 생뚱맞지만, 지방은 각종 음식물의 맛을 상당히 좌우하는 편이다. 그 고소한 맛은 지방이 아니면 낼 수가 없다. 그리고 사람은 일반적으로 이 맛을 맛있다고 느낀다. 맛있다고 느끼는 것에는 이유가 있다. 당연하게도 먹게 만들기 위함이다. 따라서 굉장히 중요한 이유일 수도 있으니 웃지 말았으면 좋겠다.


표면적인 역할로 정리하자면 이 정도 수준일 것 같다. 이런 필수적인 지방이 어째서 현대 사회에서는 적 취급을 받고 있는 걸까?


지방이 많은 경우의 문제

지방은 에너지원 겸 보호재와 보온재로써 내장기관이 주로 자리 잡고 있는 복부에 쌓인다. 그런데 복부에 살이 많이 찌면 보통은 보기 싫다고 표현한다. 비록 표면적인 문제이긴 하지만 현대인에겐 중요한 문제일 수도 있으니 웃어넘기지는 말자.


지방이 많으면 비만이라고 한다. 이 비만으로 생기는 여러 가지 병이 있다. 그중 유명한 것은 고지혈증, 즉 혈관 내부에 지방이 많아서 발생하는 혈관 질환이다. 콜레스테롤이 혈관 속에 쌓여서 혈관을 좁게 만들거나 심하면 막히게 만들고 이로 인한 다양한 합병증이 발생하는 건 다들 알고 있는 상식일 것이다. 이 콜레스테톨의 양에 지방이 크게 관여하고 있다.


그럼 지방에 대해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자.


중성지방

우리가 보통 지방이라 부르는 것들을 명확하게 정리할 필요가 있다. 엄밀하게 말해서 지방은 너무나 다양한 종류의 그룹이다. 거기다 지방 자체가 지질의 한 부분일 정도로 너무나 종류가 많다. 하지만 사람 등의 생명체에 존재하는 지방은 이 중 일부에 불과하다.


사람이나 동물에게서 찾을 수 있는 '살'이라고 표현하는 지방은 '중성지방'이다. 중성지방이라는 이름에서 '중성'은 산성이나 염기성을 띠지 않는 중간 성질을 의미한다. 전기적으로도 중성이라서 극성을 띄지도 않는다. 물에도 잘 섞이지 않고 기름에도 잘 섞이지 않는다. 즉 굉장히 안정적인 상태다. 그리고 안정적이라는 것은 저장하기에도 좋은 상태다. 그래서 생명체는 지방을 추후에 사용할 에너지원으로 쓰기 위해 중성지방으로 합성하여 몸 안에 저장한다.


화학적인 설명으로 중성지방은 글리세롤 하나에 지방산 3개가 결합한 형태로 설명된다. 각 지방산은 포화, 불포화, 트랜스 등등 뭐든 올 수 있고 대부분 한 종류가 아닌 여러 종류가 섞여 있다고 한다. 이 3개의 지방산이 하나의 글리세롤에 결합한 형태 때문에 트리글리세리드(triglyceride), 트라이글리세라이드(triglyceride 영어식), 혹은 트리아실글리세롤(triacylglycerol)이라고도 불린다.


결론은 사람 몸에 쌓이는 지방은 중성지방이라는 말이다.


지방의 소화와 대사

지방의 소화는 췌장에서 분비되는 리파제(혹은 리파제, lipase)가 담당한다. 그런데 지방은 지용성이기 때문에 수용성인 리파아제로 소화하기 쉽지가 않다. 그래서 쓸개에서 분비되는 담즙으로 지방을 유화시키는 과정을 먼저 거친다. 이렇게 잘게 부서진 지방을 리파아제로 소화시켜 지방산 등으로 분리해내고 이를 소장에서 흡수한다. 즉 소장 단독으로 지방을 소화하지 못 하고 쓸개과 췌장의 도움이 꼭 필요하다. 그리고 입의 저작작용과 함께 지방의 소화에 관련된 여러 장기의 작용에 따라 소화량이 달라진다.


수용성인 혈액 내부에서도 지방은 녹아있기가 힘들다. 그래서 흡수된 지방산은 대부분 지단백 형태로 뭉쳐져서 혈관을 통해서 이동된다고 한다. 지단백은 지질단백질(lipoprotein)의 축약어다.


섭취한 모든 지방이 흡수되는 것은 아니고 대략 하루에 300g 정도만 흡수되는 편이라고 한다. 소화가 덜 되고 남은 것은 당연하게도 대변으로 나온다. 그래서 기름진 음식을 먹으면 기름진 끙가를 볼 수 있는 것이다. 


다른 에너지, 예를 들어 탄수화물이 넘쳐서 지방이 특별히 에너지원으로 사용될 필요가 없다면 지단백이 분해되어 중성지방이 지방세포에 차곡차곡 쌓이게 된다. 이것이 바로 살이다. 반대로 에너지가 부족하면 혈액 속의 지단백의 중성지방을 분해해 에너지원으로 사용한다.


콜레스테롤

중성지방이 혈관을 통해 흐르기 위해 지단백 형태로 합성될 때 단백질과 지방의 비율에 따라 몇 가지 종류로 나눠진다. LDL, HDL이 대표적이다. 단백질의 밀도가 높은 경우 HDL(high density lipoprotein) 즉 고밀도 지단백이고, 단백질이 저밀도이면 LDL(low density lipoprotein) 즉 저밀도 지단백이다.


그런데 위 로마자 알파벳이 붙은 이름에서 뭔가 유추되는 다른 이름이 떠오를 것이다. 바로 콜레스테롤이다. 정확히 말해서 LDL과 HDL이 콜레스테롤을 포함하고 있다. 하지만 보통은 그냥 LDL콜레스테롤 혹은 HDL콜레스테롤이라고 대충 뭉뚱그려서 이야기하니 크게 따지지는 말자.


일단 콜레스테롤 자체는 우리 몸에 중요한 성분이다. 세포막의 구성 성분이기 때문이다. 즉 없으면 죽는다. 이외에도 콜레스테롤은 우리 몸에서 너무나 중요한 원료가 된다. 따라서 콜레스테롤을 무작정 나쁘게 볼 필요는 없다.


하지만 지방의 비율이 높은 LDL은 혈관에 쌓일 수 있어서 문제가 된다. 흔히 나쁜 콜레스테롤이라 불리는 LDL이 핏속에 과다할 경우 고지혈증에 의해 다양한 합병증이 발생한다. 무시무시한 고혈압이나 동맥경화, 협심증, 심근경색, 뇌졸중 등등 다양하면서 치명적인 병 말이다.


반대로 HDL은 LDL을 간에서 분해할 수 있게 유도하는 역할을 한다. HDL과 LDL은 완전히 반대되는 역할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이렇게 보면 단백질을 많이 먹어서 HDL이 많이 생기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는데, 불행히도 식습관만으로 HDL의 비율을 높이기는 쉽지 않다. 오히려 유전적 영향이나 몸 안의 다른 문제가 원인인 경우가 많다고 한다. 참 이 세상에는 어려운 이야기만 널려있다.


거기다 LDL이 일방적인 적군은 아니다. LDL은 지방 밀도가 높아서 그 자체로 고효율 에너지원이라는 역할이 있다. 너무 많을 경우 혈관에 쌓여서 문제인 것이지 사실 생명체의 몸에 꼭 필요한 지단백이다. 음식물을 섭취할 기회가 줄어들 때도 있는 야생동물의 경우 LDL은 생존을 위해 제일 중요한 영양소다. 별로 굶주릴 일이 없는 현대 사회의 인간에게서만 유독 문제를 많이 일으킬 뿐이다.


어쨌든 지방을 적게 먹는 게 좋은 거겠네?

우리의 몸은 중성지방의 원료가 되는 글리세롤과 지방산을 만들어낸다. 충격적인 이야기로 들릴지도 모르는데 사실이다. 다만 그냥 만들어내는 것은 아니고 포도당이나 아미노산으로 지방산을 합성한다. 왜냐하면 각종 지방산은 생명을 유지하는 데 필수이기 때문이다. 탄수화물만 먹어도 지방이 쌓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따라서 지방을 적게 먹어도 탄수화물을 많이 먹게 되면 결국 지방이 쌓인다.


생명 유지에 필요한 일부 필수지방산 중에는 인체가 합성할 수 없는 것들도 있다. 이런 필수지방산은 음식물로 꼭 섭취해야만 한다. 필수지방산이 부족할 경우 건강이 약화되고 각종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는 점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따라서 특정(?) 지방은 꼭 섭취해야만 한다.


순수한 지방은 95%의 흡수율로 잘 흡수되는 편이지만 소화하기가 상대적으로 까다롭기 때문에 실제 흡수되는 양은 적은 편이다. 그리고 많이 먹어도 혈당이 서서히 오르는 편이기에 몸에 무리를 별로 주지는 않는다. 반면 탄수화물은 소화와 흡수가 잘 되는 데다 강제 흡수기작이 있어서 먹은 양이 대부분 흡수가 된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혈당을 급속하게 올리게 되고 이는 우리 몸에 무리를 줄 수도 있다.


따라서 지방은 많이 섭취해도 탄수화물보다 부작용이 적은 편이다.


결국 비만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탄수화물을 적게 먹는 것이 좋다는 결론이 나오게 된다. 지방은 먹어도 소화가 상대적으로 힘들어서 흡수되는 양에도 한계가 있지만, 그 덕분에 포만감이 높다는 다이어트에 유리한 특징도 있다.


고지방 저탄수화물 다이어트는 위의 여러 작용을 기반으로 탄생한 이론이기도 하다.


하지만 위 이야기는 다이어트를 전제로 한 것이다. 만약 건강을 전제로 한다면 다른 결론이 나올 수 있다. 예를 들어 혈중 LDL 비율이 높다면 혈관 건강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따라서 탄수화물과 함께 지방의 섭취도 제한되어야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LDL 비율은 식습관으로는 잘 조절되지 않는다는 이야기도 있기 때문에 무작정 안 먹을 필요도 없다. 그리고 건강을 생각한다면 정기검진과 의사와의 상담이 더 중요하다. 이 글로 얻을 수 있는 지식은 일부분이기 때문이다.


결론은 사람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지방을 많이 먹는다고 해도 살이 찔 가능성은 별로 없고 생각보다 해롭지 않을 수도 있다 정도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


지방의 축적

다이어트가 목표인 만큼 지방을 소모하는 게 좋긴 하겠는데, 안타깝지만 운동으로 소모하는 열량은 생각보다 크지 않다. 근육이 많아지면 운동 대사량도 늘어서 운동으로 소모하는 열량은 더 많아지겠지만 근육이 늘어나는 것에도 한계가 있다. 거기다 지방은 열량 효율이 월등하다. 현실적으로 운동으로 태울 수 있는 지방은 매우 적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방향을 반대로 봐야 한다. 축적을 적게 하는 방향 말이다.


앞서 혈당이 높으면 지방이 축적될 확률이 높아진다고 했다. 에너지가 충분하니 남는 에너지를 저장하는 것은 당연한 이야기다. 그렇다면 반대로 탄수화물을 적게 먹으면 지방의 축적을 줄일 수도 있다. 뭐 다들 아는 상식적인 이야기다.


이것 말고도 축적을 유도하는 여러 요소가 있다.


대표적인 것이 식사량을 줄일 경우다. 들어온 칼로리가 적으면 적을수록 우리 몸은 현재가 위기라고 느끼는지 지방을 자꾸만 저장하려고 한다. 단순하고 상식적으로 야생의 입장(?)에서 생각해보자. 당연하게도 식사량이 줄었다는 것은 재난 상황이 아니라면 결국 먹을 것이 부족한 데다 춥디추운 겨울이 온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당연히 몸에 지방이 필요하다고 몸이 판단하는 것이다.


만약 식사량을 극도로 줄일 경우는 어떻게 될까? 섭취 열량을 기초대사량 이하로 유지할 경우 단기간에 살이 빠질 가능성은 있다. 하지만 이렇게 되면 우리의 몸은 아이러니하게도 생리 활동을 줄여서라도 기초대사량 자체를 줄여버리고 미래를 위해 지방을 몸에 쌓으려는 시도를 하게 된다. 장기적으로 살이 다시 찐다는 의미다. 안타깝지만 이건 살아남기 위해서 몸이 벌이는 사투다.


자 그렇다면 지방을 적게 먹는 게 좋을까 많이 먹는 게 좋을까? 안타깝게도 정해진 답은 없다. 하지만 먹지 않는 것보다는 먹는 편이 더 좋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결론

다이어트를 한다면 탄수화물을 적게 먹는 것이 해답이다. 지방을 적게 먹는 것은 생각보다 별 도움이 안 된다.


하지만 그렇다고 탄수화물을 너무 적게 먹는 것도 문제고 지방을 너무 적게 먹는 것도 문제다. 둘 다 우리 몸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부족하면 정상적으로 동작하기가 힘들다. 따라서 적정량은 꼭 먹어야 한다. 이번 글에서 잘 언급하지 않은 단백질도 당연히 적정량 섭취해야 하는 것은 동일하다.


안타깝지만 이 세상의 대부분은 적정량을 지켜야 좋다고 한다. 과하거나 너무 적으면 문제가 되는 게 대부분이다. 참 불편하지만 이 점을 잊지 말자.


운동으로 소모되는 열량이 적다고 실망하지 말자. 운동으로 조금이나마 열량을 소모할 수 있는 것과 별개로 운동은 우리에게 건강도 준다. 당연히 좋은 거잖아?


아래는 이 글과 관련이 있거나 참조한 문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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