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식 호흡을 하면 건강해진다"라는 이야기를 들은 것은 하루 이틀이 아닙니다. 그런데 배를 부풀려서 하는 호흡은 모습이 어색하거나 흉하게(?) 느껴졌기 때문에 왠지 좀 꺼리게 되었었는데, 왠지 근거가 있는 이야기인지 궁금해졌습니다. 그래서 복식 호흡과 관련된 정보를 조사해서 정리해 봤습니다.
복식 호흡
'복식 호흡'이란 배를 이용한 호흡을 의미합니다. 정확하게 말해서 배를 부풀려 횡격막을 끌어내려 숨을 쉴 수 있는 공간을 확대해서 호흡하는 방식입니다.
위의 그림에는 무시무시한 욕설(?) 같은 영어가 잔뜩 쓰여 있지만 다행히도 대부분은 무시해도 됩니다. 여기서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제일 아래에 있는 Diaphragm 즉 횡격막입니다. 흉부 아래쪽에 자리 잡고 있는 근육이지요. 이 횡격막을 움직여 가슴의 공간을 크게 만들어서 공기를 더 많이 들이마실 수 있게 호흡하는 것이 바로 복식 호흡입니다.
이와는 반대로 우리가 보통 의식하지 않는 호흡은 흉식 호흡이라 부릅니다. 횡격막을 거의 움직이지 않고 기본(?) 가슴 공간만 사용하는 호흡이지요.
당연하겠지만, 복식 호흡이 흉식 호흡보다 한 번에 들이마실 수 있는 공기의 양이 더 많습니다. 그래서 성악가나 가수, 일부 운동선수들이 선호하는 호흡법입니다.
여담으로 복식 호흡의 영문 표기는 한국어 위키백과에서는 abdominal breathing이라 표현하고 있지만, 실제로 검색해 보면 diaphragmatic breathing 혹은 deep breathing 위주로 검색이 되기 때문에 어떤 표현이 공식(?)인지 명확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왜 복식 호흡이 몸에 좋다는 것일까요? 어처구니없지만, 일단은 자율신경계부터 따지고 들어가 봅시다.
자율신경계
자율신경계(autonomic nervous system, ANS)는 말초신경계통에 속하는 신경계로 몸속 각종 장기에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사람의 의지가 아닌 뇌가 자율적으로(?) 신호를 보내는 신경계통입니다. 대표적으로 호흡이나 심장의 움직임, 땀의 배출 등 자신이 직접 움직이지 않아도 자동으로 몸이 반응하고 움직이는 것이 바로 이 자율신경계의 역할입니다.
이 자율신경계통에서 두 가지 분류를 찾을 수 있습니다. 하나는 교감신경이라 불리는 것과, 다른 하나는 부교감신경이라 불리는 것 말이죠. 이름에서는 왠지 부교감신경이 교감신경을 보조하는 역할로 오해할 수도 있는데, 이 둘은 서로가 서로를 견제(?)하는 - 어려운 말로 길항작용 - 관계에 있습니다.
교감신경계(sympathetic nerve system, SNS)는 흥분 혹은 긴장한 상태 - 각종 타액 분비, 맥박 증가, 혈압 상승, 소화 억제 등등 - 에 관여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위험한 상황을 대처할 수 있게 운동 신경을 예민하게 만든다고 볼 수 있습니다. 즉 예민해지고 심장이 두근거리고 호흡이 빨라지는 것이 이 교감신경계의 영향으로 발생합니다.
부교감신경계(Parasympathetic nervous system, PSNS)는 몸이 완화되는 상태를 만든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다르게 표현하자면 위 교감신경이 일으킨 일(?)을 진정시킨다고 할 수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몸이 안정되고 소화가 원활해지고 신진대사가 촉진됩니다. 보통 편안하다고 느끼는 몸 상태를 만들지요.
이 두 신경계는 당연히 둘 다 필요하므로 존재합니다. 따라서 이 둘의 균형이 흐트러지게 되면 당연하게도 몸에 안 좋은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그런데 자율신경계 이야기가 호흡과 왜 관계가 있을까요?
호흡과 자율신경계
사람은 신경 쓰지 않아도 호흡을 합니다. 보통 이런 무의식적인 호흡은 꼭 필요한 양의 산소를 흡입하기 위한 최소한의 움직임으로 이뤄집니다. 따라서 이런 무의식적인 흉식 호흡을 할 때는 횡격막은 거의 움직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의도적으로 깊게 숨을 들이마시는 호흡, 특히 복식 호흡을 하게 되면 횡격막의 움직임 때문에 부수적인 효과가 발생합니다. 횡격막이 물리적으로 움직이므로 횡격막 주변의 혈관을 자극하게 됩니다.
또한, 횡격막에 의해 주변 내장과 혈관 또한 자극하게 됩니다. 이로 인해 소화를 원활하게 만들기도 하지만, 중요한 점은 이렇게 되면 부교감신경을 자극한다는 점이 있습니다.
즉 복식 호흡을 하면 부교감신경을 활성화할 수 있습니다. 앞서 부교감신경에 관한 이야기를 한 이유가 이것 때문입니다.
중요한 원리를 알았으니 다시 복식 호흡의 효과를 정리해 봅시다.
복식 호흡의 효과
기본적으로 복식호흡은 호흡량이 늘어나는 효과가 있습니다. 많은 호흡량이 필요한 성악가나 가수는 필수적으로 익히고 있는 호흡법입니다. 물론 운동선수들도 필요에 따라 복식호흡을 합니다.
건강의 측면에서 볼 때 복식 호흡은 스트레스나 불안함 등을 감소시키는 등 심리적 안정에 도움을 줍니다. 깊게 숨을 쉬면서 횡격막이 위장을 자극하게 되고 이는 부교감신경을 자극해서 - 다르게 말해서 교감신경을 진정시켜서 - 생리적 활동을 안정화시킵니다. 또한 소화기관에 혈액이 잘 돌게 하고 따라서 전반적인 신진대사의 촉진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복식으로 호흡하게 되면 횡격막과 함께 복근도 움직이게 되며 이로 인해 더 많은 근육이 사용되고 혈액 순환에도 도움을 줍니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복식으로 호흡하면 흉식 호흡보다 열량을 더 소비하게 됩니다. 이 말은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된다는 의미겠지요. 다만, 복식 호흡을 하게 되면 뱃살을 빼는 데에 도움이 된다는 것은 속설에 가깝습니다. 왜냐하면, 뱃살은 1순위로 찌고 1순위로 빠지기 때문에 아무런 운동을 해도 뱃살이 가장 먼저 눈에 띄게 빠지니깐요.
결론
깊은 한숨을 쉬는 것이 보기에는 나빠 보이지만 건강에는 더 좋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이 깊은 한숨도 복식 호흡의 일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깊게 숨을 쉬어서 횡격막이 움직이게 만든다는 점은 같지요. 나만 보기에 나빠 보인다는 점이 문제일 뿐이죠.
사실 복식 호흡이 얼마나 몸에 좋은지 객관적인 지표는 없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통계적인 연구로 복식 호흡이 부교감신경을 활성화한다는 것은 사실로 보입니다. 따라서 그 효과에 대해서 어느 정도 객관성은 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다만 앞서 이야기했다시피 부교감신경이 지나치게 계속 활성화되어 있는 상태가 무조건 좋은 상태가 아니라는 점에 유의합시다. 우리가 건강을 위해 운동을 하면 교감 신경이 활성화됩니다. 둘 다 적절한 수준으로 서로 주고받는 관계를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말이겠지요.
아래는 이 글과 관련이 있거나 참조한 문헌입니다:
- 자율신경계통 - 위키백과
- 교감신경계통 - 위키백과
- 부교감신경계통 - 위키백과
- 교감신경 - 서울아산병원
- 부교감신경 - 서울아산병원
- 장수하는 최고의 비법, 복식호흡 - 일요서울
- 스트레스 많이 받는 현대인 ‘자율신경실조증’ 위험 - 노컷뉴스
- [스마트 리빙] 한숨 쉬면 건강에 좋아요! 外 - MBC뉴스
- [건강한 당신] 숨쉬기운동 제대로 하세요…혈압 낮추고 면역력 키워요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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