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글은 제목처럼 리치라는 열대 과일에 대한 것인데, 아래 기사를 읽고 좀 더 자세한 사항을 찾아본 내용을 정리해 보는 글이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북부 인도의 비하르 주 무자파푸르 지역의 병원 두 곳에서 최근 열흘간 급성뇌염증후군(AES) 증세를 보이면서 어린이들이 목숨을 잃었다. 이 지역은 리치 과수원으로 유명하다. - 과일 '리치' 먹고, 인도 어린이 30여명 사망..왜? (머니투데이)
인도의 어린이들이 급성 뇌 질환으로 사망하게 된 소식이다. 이 소식의 내용에서 핵심적인 단어를 하나 볼 수 있는데 바로 하이포글리신이다. 다만 이 기사에선 더 이상의 자세한 내용이 없었다.
물론 이와 비슷한 기사는 제법 많이 찾을 수 있었다.
그 결과 숨진 어린이 대부분이 빈곤 가정으로 저녁을 거르고 공복 상태에서 과수원 바닥에 떨어진 리치를 먹은 사실을 확인했다. 무자파르푸르는 인도 전체 리치의 70%를 생산하는 곳으로 곳곳에 리치 농장이 널려 있다. - 인도 어린이 매년 100여명 의문사.. "공복에 '리치'먹은 탓" (연합뉴스)
이 기사에는 좀 더 자세한 내용이 소개되어 있었다. 공복에 리치를 먹은 아이들이 사망했다는 것이다. 리치 속에 들어있는 하이포글리신이 포도당 합성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공복에 혈당이 낮은 상태에서 뇌가 포도당을 공급받지 못해서 사망하게 되었다고 이해가 가능하다.
이런 현상은 저혈당증 혹은 저혈당 쇼크와 동일하다.
심한 저혈당이 오면 가장 고생을 하게 되는 것은 뇌입니다. 다른장기들은 포도당 이외에도 지방을 연료로 사용하지만 뇌는 유달리 편식이 심한 편이어서 포도당만을 고집하죠. 그래서혈당이 심하게 떨어지면 뇌는 정상적인 기능을 하기가 힘이 들어지게 됩니다. - 저혈당증 (kormedi.com)
혈당이 떨어지면 우리의 몸은 에너지가 필요하다고 징징거린다. 아드레날린이 분비되고 긴장되고 불안해진다. 온몸에 기운이 빠지고 의식이 흐려진다. 밥이든 뭐든 주워 먹으라는 몸의 시스템이다.
이렇게 저혈당이 유지되면 뇌는 제기능을 못 하게 되고 의식을 잃어버리게 된다. 이게 보통 저혈당 쇼크라 부르는 증상이다. 이 상태에서 제대로 처치를 못 받게 되면 뇌 손상이 발생하게 되고 결국 사망하게 된다.
사망자가 어린이인 이유가 대충 상상이 된다. 과수원 주변에서 살던 저소득층 어린이들이 배고픔을 참지 못 하다 나무에서 떨어진 리치를 주워 먹다 사고가 발생한 것이 아닐까 추측이 된다. 이러면 제목처럼 정말 악마의 열매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무서운 이야기 같지만 사실 우리는 공복에 이 과일을 먹을 경우는 잘 없을 것이다. 리치는 일부러 사 먹기보다는 결혼식 등의 뷔페 후식으로 종종 접하기 때문이다. 거기다 개인적으로는 향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서 잘 안 먹는데 나 외의 이런 사람을 종종 봐왔다. 아마도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는 말이다. 물론 지식을 가지고 있을 필요는 있어 보인다.
그런데 리치를 먹고 사망했다는 기사는 많이 찾을 수 있었지만 하이포글리신이라는 이 원인 물질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찾을 수가 없었다. 구글 첫 페이지에서 결과가 없다면 이상한데...
영어로 찾으면 나올까 싶어서 찾아보니 영어로 hypoglycin이라고 쓰더라. 아 이거 설마 "하이포글라이신" 이라고 읽어야 하는 건가? 어쨌든 이 단어로 검색을 하니 Hypoglycin A 타입과 B타입 두 분류에 대한 정보를 찾을 수 있었다. 아래는 A 타입 설명 중 일부 인용이다.
The blocking of fatty acid metabolism causes cells to start using glycogen for energy. Once glycogen is depleted, the body is unable to produce more, which leads to a severe case of hypoglycemia. - Hypoglycin A (Wikipedia)
하이포글라이신(하이포글리신)자체는 무해하나 체내에 들어오면 MCPA-CoA라는 독성물질로 변환이 된다. 이 물질은 뭔가 더 어려워서 잘은 모르겠다. 하지만 정리되어 있기를 지방산의 대사를 방해한다고 한다. 즉 지방산이 포도당으로 변환되는 것을 방해한다. 이러면 체내 포도당이 부족해질 경우 뇌로 포도당 공급이 불가능해져서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타입 B는 특정 열매에서만 나는 하이포글라이신 중 하나라 따로 설명할 필요는 없고 대충 둘 다 뭉뚱그려서 하이포글라이신(하이포글리신)인 것 같다.
좀 더 자세한 것을 찾고 싶었지만 여기까지 인가 보다.
사실 이 글은 '포도당 생성을 막는다니 설마 다이어트 소재가 될 수도 있는 거 아닌가?!' 싶어서 찾아보기 시작한 것인데... 결국 허탕이다. 지방산의 대사를 막는다면 결국 지방산은 피 속에 떠돌아다니다 다시 지방이 될 뿐이다. 다이어트는 지방을 분해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인데 이러면 말짱 꽝이다. 안타깝다.
뭐 어쨌든 결론은 "리치는 공복에 먹으면 위험하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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