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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상식

갈색지방이 그렇게 좋다는데 왜 없다니?!

by healthyrenn 2019. 8.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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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의 바다에 빠져 허우적거리다 아래와 같은 기사를 보게 되었습니다.

커피가 저장된 에너지를 연소시키는 갈색지방(brown fat)의 연소를 촉진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 "커피, 갈색지방 연소 촉진" (연합뉴스)

'와 나 커피 좋아하는데 이제 많이 먹어도 되는 거야?'라고 생각하며 읽기 시작한 이 기사에서는 커피를 마시면 갈색지방이 지방을 태우면서 열을 낸다는 내용을 언급하고 있었습니다. 커피 중의 무슨 성분이 이런 일을 일으키는지는 의문이지만 일단 커피가 갈색지방이 지방을 연소시키도록 유도한다는 인과관계가 있다는 것으로 정리할 수 있겠네요.

그런데 갈색지방에 대해서 좀 더 흥미가 생겼습니다. 그래서 갈색지방이라는 것을 키워드로 해서 정보를 좀 더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아래는 제가 정말 자주 찾아보는 위키피디아(이하 위키백과)의 지방세포에 대한 인용입니다.

지방 세포(脂肪細胞, adipocytes, lipocytes, fat cells)는 에너지를 지방으로 저장하는 지방 조직을 주로 이루는 세포이다. 지방 조직에는 백색지방조직(WAT)과 갈색지방조직(BAT)이 있으며, 이 또한 두 종류의 지방 세포를 이룬다. - 지방 세포 (위키백과)

지방세포에 관한 거야 이미 제가 여러 글을 썼기 때문에 아주 익숙한 내용 투성이입니다. 갈색 지방은 약자로 BAT이고, 반대로 우리가 흔히 '살'이라 부르는 지방은 백색지방조직(WAT)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그런데 안타깝게도 한국어 위키백과에서는 내용이 부족한 것 같네요.

어쩔 수 없이 영문 위키피디아를 뒤져보기로 결심합니다. 지방의 전문 용어인 adipocyte를 검색해서 아래와 같은 욕 투성이 글을 찾아냈습니다.

There are two types of adipose tissue, white adipose tissue (WAT) and brown adipose tissue (BAT), which are also known as white and brown fat, respectively, and comprise two types of fat cells. - Adipocyte (Wikipedia)

아차. 이건 위의 한국어 위키백과 내용과 동일한 것을 욕... 아니 영어로 써 놨을 뿐이네요. 사실 인용만 그렇고 내용은 엄청나게 많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용어인 BAT가 Brown Adipose Tissue의 약자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일반적으론 BAT가 아닌 Brown Fat이라고 쓴다는 것도 알 수 있네요. 말 그대로 갈색지방이라고 직설적으로 쓰고 있었네요.

자 중요한 힌트가 나왔으니 이제 갈색 지방 조직(Brown Adipose Tissue)에 관해서도 찾아봅시다.

... However, brown adipose tissue is highly specialized for this non-shivering thermogenesis. First, each cell has a higher number of mitochondria compared to more typical cells. Second, these mitochondria have a higher-than-normal concentration of thermogenin in the inner membrane. - Brown adipose tissue

위 인용은 해당 링크의 Functions 부분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 첫 문장에 결론이 함축되어 있는데, 바로 갈색지방이 열 발생에 특화되어 있다는 의미입니다. 처음 언급했던 기사에서는 커피가 갈색 지방의 연소를 촉진시킨다는 내용과 연관이 있어 보이네요.

갈색 지방 정리

갈색 지방은 체온 조절을 위한 조직 중 하나로 주로 지방을 연소시켜 열을 발생시키는 데 특화된 지방 조직으로 대부분의 포유류에서 발견되는 지방 조직입니다.

갈색 지방은 정말 갈색인데 이는 세포 내 미토콘드리아에 의해 결정되는 색입니다. 미토콘드리아가 많으면 많을수록 갈색 혹은 붉은색을 띠게 됩니다.

갈색 지방은 유아기 때 몸에서 가장 많이 발견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즉 어릴수록 갈색 지방 세포가 많다는 말입니다. 당연하겠지만, 어릴 수록 체온 하락에 무방비하니 갈색 지방의 분포가 많습니다. 그리고 나이가 들면 들 수록 갈색 지방 세포는 퇴화하여 사라져 갑니다.

갈색 지방은 근육 세포와 동일한 기원에서 발생합니다. 기원이라는 이야기는 결국 줄기세포가 분화해서 발생한다고 이해해야 할 것 같습니다. 따라서 인공적으로 만들어 내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정리가 됩니다.

그런데 다이어트를 원하는 이들은 주로 어른이고 그래서 갈색 지방이 자연스럽게 적어진 성인에겐 좀 안타까운 이야기가 되어버립니다.

그럼 성인에겐 갈색 지방이 없다는 이야기?

네. 허무하겠지만 그렇습니다.

그런데 성인에게 갈색 지방이 없다면 이 글은 여기서 끝내야 맞겠지만 아직 희망이 남아있습니다.

갈색지방은 크게 두 분류로 나뉘는데 하나는 앞서 이야기한 유아기 때 존재하는 진정한 갈색 지방입니다. 그리고 나머지 하나가 중요한데, 흰색과 갈색의 중간색에 해당하는 베이지색(Beige Fat) 지방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몸속에 없는 갈색 지방을 만들기는 어렵지만, 베이지색 지방을 활성화해서 갈색 지방과 같은 기능을 하도록 만들 수는 있다. 베이지색 지방은 성인 대부분이 가지고 있는 지방으로, 평소에는 백색 지방과 같은 기능을 하는 베이지색 지방을 활성화하면 갈색 지방과 같은 기능을 한다. - 갈색 지방 뜻, ‘비만 막아주는 착한 지방’…효과 극대화려면? (헬스조선)

지방을 태워서 열을 발생시키는 갈색 지방 세포의 역할과 비슷하게, 베이지색 지방 세포도 지방을 태워서 열을 발생시키는 데 특화된 세포 조직입니다.

그런데 이런 베이지색 지방 세포는 성인이 만드는 것이 가능할까요?

평소엔 비활성화 상태로 있던 갈색지방이 주변 온도가 낮아지자 체온을 높이기 위해 활성화된 것이다. 연구팀은 갈색지방이 발견된 쇄골 쪽 조직을 떼어내 분석했다. 그런데 조직검사를 하던 중 연구팀은 갈색지방은 아닌데, 비슷한 기능을 하는 지방을 추가로 발견했다. 바로 ‘베이지색지방’이다. - 에너지를 태워주는 너란 지방, 베이지색 지방

체온이 낮아지자 베이지색 지방이 나타났다는 것이 발견되었지요. 아래 인용도 위 인용과 비슷한 연구 내용으로 유추되니 하나 더 봅시다.

그런데 갈색지방이 별로 없는 사람도 노력하면 될까. 일본 연구진은 원래 갈색지방이 없는 청년 12명을 하루 2시간씩 6주간 17℃ 선선한 방에서 지내도록 했다. 이것만으로 하루 108㎉를 더 소모했고 6주 후 적응되니 289㎉를 더 소비했다. - 갈색지방의 마술 … 피부 차게하면 뛰지 않아도 뱃살 쏙 (중앙Sunday)

위 기사에서는 체온보다 한참 낮은 곳에서 지낼 경우 칼로리 소모량이 얼마인지를 측정하는 식으로 열량 소모율과의 인과 관계에 대해 정리하고 있습니다. 이는 베이지색 지방 조직과 연관 지어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체온을 높이기 위해 우리 몸에 백색 지방을 베이지색 지방으로 바꾸는 것이지요. 다만 위 기사에서는 직접적으로 이것이 베이지색 지방에 의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는 않습니다만 인과 관계를 생각해 볼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추운 곳에 오래 있거나 냉수마찰을 하는 것이 장수와 관련이 있다는 내용은 결국 지방이 갈변(?)하고 이것이 타면서 지방이 줄어드니 혈중 LDL도 줄어들어 심혈관 질환의 발생 빈도 또한 낮아진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다만, 베이지색 지방 세포는 모든 백색 지방 세포가 변할 수 있는 것인지 아니면 정해진 조직이 있는 것인지는 명확하진 않네요.

정리하자면, 갈색 지방 세포는 유아기에 체온 유지를 위해 주로 분포하며 성인에게서는 분포가 적다는 점과 함께, 에너지 저장을 위한 백색 지방 세포 중 일부는 필요시 베이지색 지방 세포로 변하여 역시 체온 유지를 위해 동작한다는 점입니다.

트리거!

자 그렇다면 베이지색 지방을 발현시키기 위한 조건은 무엇일까요? 일단 하나는 위에서 알려졌지만 몇 가지 정리해 볼까요?

  • 추위에 노출: 추위에 오래 노출될 경우 체온을 높이기 위해 베이지색 지방이 나타난다.
  • 운동: 근육을 사용하면 호르몬 작용 혹은 떨림 착오(?) 현상으로 백색 지방이 베이지색 지방으로 바뀐다.
  • 캡사이신: 매운 음식을 먹을 경우 몸에서 열이 나는데 이것이 바로 베이지색 지방에 의한 것이다.

이외에도 여럿 있을 수 있습니다.

약으로 베이지색 지방을 발현시켜 다이어트를 할 수 있을까요? 이 글의 시작부터 커피가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적긴 했습니다. 그렇다면 커피를 많이 마시면 다이어트가 될까요? 그전에 커피로 섭취하게 되는 열량은 잊어먹은 것이 아닌가 생각해봅시다.

그렇다면 아래의 글이 희망이 될 수 있을까요?

그런데 최근 베이지색 지방세포가 열생성을 하게 만드는 또 다른 촉진제가 발견됐다. 발기부전치료제의 대명사인 비아그라다. - 베이지색 지방세포와 비아그라 (The Science Times)

너무 기대하지는 맙시다. 최신의 약일수록 부작용에 대한 연구가 부족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냥 운동이나 열심히 하고 건강도 챙기고 다이어트도 하고 돈도 아끼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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