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가 우연히도 긴 잠을 자긴 했었지만 이런 일이 가끔씩 일어난다면 안타까울 수밖에 없다. 부모로서 수면 시간을 버는 것은 부모는 물론 아이에게도 도움이 되는 일이니 말이다.
자 그렇다면 도대체 어떻게 하면 통잠을 잘 수 있는 것일까?
잠 안 자는 아이
아마도 아이가 잠을 안 자서 가장 괴로웠던 것은 역시나 밤에 잠을 깨서 안 자는 경우인 것 같다. 특히 밤에 깨서 새벽을 꼴딱 세우고 오후가 돼서도 못 자는 경우가 아마도 가장 힘든 경우였던 것 같다. 중간에 깨서 젖을 먹다가 무엇인가 알 수 없는 이유로 아이가 굉장히 흥분했던 상태였었는데 지금 생각해도 원인이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다.
이때 아이는 오후에 잠에 들고 그대로 장시간 자게 된다. 이 문장이 위험한 이유는 역시 밤에 또 깨서 잠을 안 잘 것이라는 예측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여간 이런 경우를 막기 위해서라도 낮잠을 재울 때는 데드라인(?) 시각을 정도 놓고 해당 시각을 넘기면 재우지 않는 방향으로 어떻게든 하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의미다. 물론 졸리다며 칭얼거리는 아이를 계속 깨워두는 것도 힘든 일이긴 하지만 말이다.
잘 알려진 수면 교육
보통 많이들 쓰는 방법은 특정 시각을 정해두고 그 시간에는 잘 시간이라는 암시를 주는 방법이 있다. 보통 이런 일을 수면의식이라 부르는 것 같다.
우리의 경우 7시 쯤 아이 목욕을 시키고 8시가 되면 집 안의 불을 모두 껐다. 그리고 수유등 같은 보조 등만 켜 두고 조용한 환경을 만들었다. 이 과정 전체가 일종의 수면 의식이다. 이런 수면 의식을 아이가 태어난 지 대략 30일 이후부터 꾸준히 해오고 있다.
이게 무슨 효과가 있었냐면 사실 별 효과가 없었던 것 같다. 아니 정확히 말해서 특정 기간까지는 효과가 있었나 싶다가도 경이(?)가 닥쳐올 때마다 패턴이 조금씩 바뀌어가는 것을 느꼈다.
어쨌든 밤이 되면 어둡고 조용해지고 자야 한다라는 것을 각인시키려는 노력인데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것 만으로 효과가 있다라고는 말을 못 하겠다. 100일이 지난 지금 아이는 늦은 낮잠을 잤다면 어둡게 하든 말든 밤늦은 시각이 되어서야 잠에 드니 말이다.
수면의 트리거
우리 아이만의 특징일 지도 모르겠지만, 일단 잠에 들려면 먹어야만 했다. 젖을 먹든 분유를 먹든 먹이지 않으면 아직까지 잠에 든 적이 없다. 먹고 바로 자는 게 좋지 않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기 때문에 왠지 안 좋은 습관 같지만 이게 아니면 잠에 드는 게 불가능하니 어쩔 수가 없는 것 같다.
또 다른 특징이 하나 있다면 젖병이다. 우리 아이는 분유를 거의 먹지를 않아서 대부분 모유를 수유한다. 대신 하루에 딱 한번 유축해둔 모유를 젖병으로 먹일 때가 있다. 목욕 이후 아이가 배고프다고 칭얼거릴 때 방을 어둡게 하고 젖병으로 거하게 먹여준다. 그러면 아이는 기절(?)했다.
물론 모유를 직접 수유할 때도 기절(?)을 자주 한다. 하지만 가끔 젖과 노느라(?) 잠을 안 자는 경우도 있어서 안전하게 젖병 사용 시각을 패턴화 했었다.
일부러 깨우지 않기
아이는 자는 도중에 갑자기 비명을 지르거나 울면서 깰 때가 있다. 어떨 때는 손이나 발을 버둥거리다 침대를 때리고는 놀래서 깨는 경우도 있다. 큰 소리에 모로 반사로 깨는 경우도 있다. 하여간 여러 원인으로 잠에서 깨는 경우가 많다는 말이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 부부는 아이가 완전히 깨기 전까진 방치하기로 한다. 쉽게 말해서 아이가 잠을 깬 것처럼 보여도 눈을 뜨기 전까진 그냥 지켜보기로 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많은 것을 알 수 있었는데 비명을 지르든 울면서 깨든 다시 잠드는 경우가 많았다는 점이다. 울면서 눈을 뜨고 완전히 깼을 때도 어쩔 때는 가슴에 손을 얹고 안정을 취하도록 하면 다시 잠드는 경우도 제법 많았다. 그게 아니더라도 잠시 안고 달래다 보면 바로 잠드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간혹 소변 때문에 울면서 깨는 경우도 있는데 이 경우는 최대한 빠르게 기저귀를 갈아주고 안아서 아이가 안정을 취하게 해 줬다. 이렇게 하면 가끔은 그대로 다시 잠드는 경우도 많았기 때문이다.
즉 아이를 일부러 깨우지 않고 깨더라도 다시 재우기 위해 노력했다.
결과
위에서 언급한 것들을 모두 실천할 경우, 즉 오후 4시 이후에는 낮잠을 재우지 않고, 목욕 후 8시 쯤 부터 집 안을 어둡고 조용하게 하고, 재우기 원하는 시간에 거하게 먹여서 기절(?)시키고, 일부러 깨우지 않을 경우 아이는 대체로 길게 잠을 잤다.
60일 근처에서는 이 방법으로 9시간을 넘게 잤던 적도 있었다. 70일이 지난 후 거의 11시간에 가까운 통잠을 선보이기도 했다. 물론 너무 오래 자면 아이가 힘이 없다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래서 이것이 완벽하냐면 그건 절대로 아니다.
100일이 지난 현재 시점을 살짝 언급하자면, 아이는 거하게 먹고 기절한 뒤 침대에 눕히면 30분 이내에 한번 깨고 여기서 다시 자지 않으면 밤늦게까지 자지 않는 독특한 성격으로 자라고 있었다. 그래도 일단 밤에 잠을 들면 최소 5시간은 자는 나름 착한 아이가 되어 있었다.
일부러 깨우지 않는 것을 오래 해서 그런지 요즘은 잠에서 깨서 잘 울지도 않는다. 혼자서 버둥버둥 거리고 끙끙거리거나 손가락을 빨면서 잠시 견디다 나중에 아빠나 엄마가 깨서 가까이 다가가면 파닥거리며 방긋 웃어준다. 그리고 그 이후에 계속 안아주질 않으면 그때서야 운다. 아파트 같은 공동 주택에서 자주 울지 않는 것도 참 고마운 성격이다.
이제 엄마가 재워주지 않아도 혼자서 놀다가 잠에 드는 더더욱 착한(?) 아이가 되었으면 소원이 없겠지만 이거야말로 정말 가능한 것일까? 현재 시점에선 상상도 안 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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