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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일기

34. 아기 체조는 귀여웠다

by healthyrenn 2021. 1.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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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체조란 무엇일까? 제목에 이렇게 적긴 했지만 명확한 정의는 없다. 그저 아기가 힘을 쓸 수 있는 모든 상황을 아기 체조라고 생각하고 글을 쓰고 있다. 이 카테고리의 글은 늘 그렇지만 팁이 아니라 일기라는 점을 먼저 고려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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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불킥

정말 체조라고 볼 수 없을지도 모르겠지만 어쨌든 첫 주제는 이불킥이다.

뭔가 하면 단순하다. 자고 있는 아이에게 이불을 잘 덮어주면 언젠가는 이 이불이 걷어차여져 저 아래에 나뒹굴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즉 이불을 발로 걷어차는 운동(?)이다.

과연 아이는 더워서 이불을 걷어찬 것일까? 아니면 그냥 다리의 본능적인 움직임으로 걷어찬 것일까? 무엇이 사실인지 아이는 이야기해주지 않는다.

언젠가 아이가 이불을 걷어차는 모습을 봤는데 한순간이었다. 다리를 높게 90도 가까이 들어 올린 후 힘차게 내뻗었다. 이렇게 좌우 한 발씩 걷어차면 이불은 순식간에 저 멀리 날아가 있었다. 이불킥 대회가 있었다면 우리 아이도 영유아 챔피언을 노릴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거기다 요즘은 양 발로 한 번에 날려버리기도 한다.

덤으로 이불 펀치도 있는데 이건 좀 위험하다. 이불을 팔로 쳐서 얼굴 위로 걷어 올려버리기 때문이다. 혹시나 이불로 입과 코가 막혀서 숨 못 쉬게 되지 않을까 당연히 걱정이 된다. 따라서 가벼운 이불을 목 위까지 덮어 놓는 것은 조심해야 할 일 같다.

기지개

아기라고 해도 본능적으로 기지개를 켤 줄은 안다. 잠에서 깨서 직접 하는 기지개하는 아기를 보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물론 이것을 부모가 직접 시켜줄 수도 있다. 잠에서 깨서 버둥거리는 아이의 손을 잡고 기지개하듯이 머리 위로 쭈욱 당겨주면 된다. 자느라 이완된 근육을 적당히 풀어줄 수도 있고 아기도 좋아하기 때문에 좋은 체조라고 생각된다.

기지개로 손을 머리 위로 뻗었을 때 손을 아무리 뻗어도 머리를 감쌀 수 없을 정도로 짧은 팔을 보고 헤죽헤죽 웃지 않는 부모는 없을 것 같다. 너무나 귀여우니까.

요즘은 손과 팔 힘도 제법 세져서 기지개 수준이 아니라 앉히고 일으키는 수준으로 하기도 한다. 정말 아기는 빨리 크는 것 같다.

엎어져 견디기

이 체조(?)는 그래도 아이가 직접 할 수 있다. 대신 부모가 세팅해 줘야 한다.

단순하다. 아이의 배 쪽을 바닥으로 향하게 엎어놓으면 된다. 그러면 아이는 숨을 쉬기 위해서라도 팔로 몸을 지탱하고 목을 꼿꼿이 들고 견디려고 한다. 이쪽 계통 전문 용어론 터미 타임(Tummy Time)이라고 부르는 것 같지만 내가 대충 지은 우리말 이름이 더 나은 것 같다.

아주 어릴 때는 못 하고 아마도 70일 이후부터 했었던 것 같다. 즉 목에 어느 정도 견디는 힘이 생겨야 가능하다는 말이다. 그리고 아무데서나 하면 안 되고 너무 푹신하지 않으면서 얼굴이 보이는 약간 높은 아기 침대에서 하는 편이 좋을 것 같다. 불상사에 대비하기 위함이다.

고개를 잘 드는 아이라고 해도 위험한 상황에 처할 수 있으니 반드시 부모가 도와줄 대비를 하고 해야 한다는 점은 명심하자. 엎어져서 끙끙거리고 있을 때 귀엽다고 놔두면 어떤 일이 생길지 알 수 없다.

손으로 일으켜주기

손으로 일으켜주기는 누워있는 아기의 손을 잡고 당겨서 앉혀주는 운동이다. 기지개를 시키는 것과 비슷하긴 하다. 어느 정도 손가락 힘이 붙으면 손을 꽉 잡아주지 않아도 자기 손으로 지탱하며 일어나기도 한다. 그리고 더더욱 힘이 붙으면 위로 당겨서 아예 세워줄 수도 있다.

일어나면서 아이는 기분이 좋아지는지 방긋 웃는 경우가 많았다.

이때쯤이면 아기는 누워있는 것을 별로 안 좋아할 것이다. 이 운동은 누워있는 것이 싫어서 칭얼거리는 아이를 진정시키면서 놀아주기도 하는 이중 효과를 보여주기에 매우 추천하고 싶다. 하지만 부모도 힘들다는 큰 단점도 있다.

결론(?)

엉뚱하게도 결론은 '아기가 커갈수록 부모는 힘들어진다'인 듯하다.

아기 체조는 귀엽긴 하다. 하지만 아기 혼자 하는 것은 아니고, 거기다 아기는 하루하루가 지날 때마다 힘이 엄청나게 세진다. 즉 부모의 조력이 필요한 운동은 결국 부모의 힘듦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뭐 그러니까 아기가 귀엽지 않았다면 부모가 이 세상에 존재하기는 좀 힘들었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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