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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상식

산림욕의 주역 피톤치드는 정말 좋은 걸까?

by healthyrenn 2019. 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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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욕이 건강에 좋다는 이야기는 매우 쉽게 접할 수 있다. 숲속에서 느끼는 심리적 안정감과 신선함 등으로 기분을 전환할 수 있고 이로 인해 스트레스 해소 등의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한다. 그 밖에 불치병인 알레르기 치료에도 좋은 효과를 보인다는 이야기도 있다. 얼핏 생각해봐도 자연은 마음의 위안을 준다. 사람마다 다를 수도 있겠지만...


산림욕의 효과들은 식물이 내뿜는 피톤치드라 불리는 물질에 의한다고 알려져있다. 과연 피톤치드가 뭐길래 이런 기분전환 같은 효과를 내는 걸까?



피톤치드의 정체

피톤치드(phytoncide)는 살균성을 띠는 휘발성 유기물이다. 주로 참나무나 소나무 같은 나무류에서 많이 발생하지만, 양파나 마늘 등에서도 발견된다.


효과를 요약하면 살균제에 가깝다. 다양한 매체에서 주변 미생물을 죽이는 살균제로 소개하고 있고 이는 객관적 사실로 봐야 할 것 같다.


과연 살균제가 사람 몸에 좋은 성분일 수 있을까? 잘 모르겠다. 그냥 단순하게 생각해서 오히려 좋지 않은 물질 같다는 느낌이다. 거기다 접미사 -cide 는 좀 부정적인 이름에 많이 보이는 글자이기도 하다. genocide라던가 suicide라던가...


단순하게 생각해서 여기까지만 보면 오히려 몸에 나쁜 물질로 보인다.


왜 나무가 이런 물질을 내뿜는 걸까?

식물은 그 자리에 가만히 있으면서 광합성만으로 살아가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자신을 잡아먹는 곤충이나 각종 미생물에게 "넵 드셔염" 하면서 자기 몸을 순순히 내줄리는 없다. 지금까지 진화하며 살아남은 식물들은 자신들만의 방어기제가 있을 것이다.


실제로 많은 식물은 어느 정도 독성 물질을 합성한다. 자기 자신의 몸을 포식자나 질병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서다. 피톤치드도 이 자기방어수단으로 식물이 만들어낸 합성 물질이라는 것이 합리적인 설로 여겨지고 있다.


비슷한 예로 유기농 농작물을 살펴보자. 유기농 재배 방식은 농약을 쓰지 않고 농작물을 기르는 것이다. 따라서 노약을 친 농작물보다 몸에 훨씬 좋을 것으로 여겨진다.


그런데 반대로 유기농 재배 방법으로 지은 농작물이 사람에겐 별로 좋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있다. 농약을 치지 않으면 병충해에 무방비해지고 당연하게도 농작물은 상대적으로 병충해의 공격에 더 많이 시달리게 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식물은 자체적으로 독약을 합성한다. 즉 유기농 농작물은 농약을 친 농작물에 비해 독성을 가지고 있다는 말이다.


피톤치드의 사례와 유기농 농작물의 독성은 굉장히 비슷한 사례다. 사실상 같다고 봐야 할 것 같다.


그래서 피톤치드가 나쁘다고?

이 글의 목적은 피톤치드가 나쁘다는 것을 이야기하려는 것이 아니다. 피톤치드의 효능이 유사과학이 아닌가 의심해 보려는 것이다.


피톤치드의 알려진 효능은 일단 살균제로써 미생물을 죽이는 효과가 있다는 점이 객관적 사실이다. 인체에 해로운 몇몇 미생물을 살균해서 몸에 좋을 수도 있다는 설은 의심이 가긴 하지만 수긍이 가기도 한다. 사람은 이미 피톤치드와 오랜 세월 같이 살아왔으니 피톤치드의 독성 자체는 그다지 유해하지는 않은 것 같다.


한 연구에서 피톤치드 노출에 관한 실험을 한 적이 있다. 결과적으로 피톤치드에 노출된 사람의 혈액을 통해 분석한 결과 NK세포를 비롯한 각종 면역 세포의 활성화, 아드레날린 감소 등이 발견되었다고 한다. 이 말은 스트레스가 감소하고 면역력이 높아졌다고 볼 수 있다.


새집증후군을 일으킨다고 알려진 물질 중 가장 유명한 독성 화학물질인 포름알데히드를 피톤치드로 분해할 수 있다는 이야기는 언론을 통해서 종종 접할 수 있었다. 그와 관련된 연구도 있기는 있다. 하지만 이와 관련해서 찾을 수 있는 정보는 한국과 일본이 대부분이었다. 국제적인 연구는 부족하다고 볼 수 있다.


오히려 국내 언론에서 포름알데히드를 줄이는 최고의 방법은 환기라는 팩트체크도 내놓았다. 피톤치드로는 효과를 거의 보지 못했다는 이야기다.


결론

결론은 확실하게 나쁜 것도 아니고 확실하게 좋은 것도 아니고 그저 연구가 부족하다 정도로 정리하자. 내가 이전 블로그 포함해서 지금껏 적어온 글 중 처음으로 불명확한 결론을 내는 글이 되어버렸다.


위키백과를 통해 살펴보면 - Wikipedia다. 나무위키가 아님에 주의 - 이 피톤치드 항목은 영문이든 한글이든 내용이 짧은 편이고 출처가 불분명하다는 표식이 달려있다. 거짓말로 적혀있다는 의미가 아니라 관련 정보가 부족해서 객관성이 부족 할 수도 있다는 경고다. 위키백과에서 이런 태그가 달리는 경우는 좀 드문 편이라 국제적으로 연구가 부족했다고 해야 되거나 혹은 위키 기여자들의 관심이 없거나 둘 중 하나로 생각해야 할 것 같다.


무조건적인 의심은 자신과 남에게 모두 안 좋다는 것은 진리이다. 하지만 합리적인 의심은 오히려 매우 좋다고 생각한다. 합리적인 의심으로 우리는 주변의 잘못된 것을 바로잡아왔고 그래서 지금과 같이 발전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과연 피톤치드의 역할은 제대로 밝혀졌다고 생각할 수 있을까에 대해 의심은 해 볼 수 있다.


앞서 이야기했지만, 피톤치드가 몸에 좋은 것인가 나쁜 것인가가 이번 글의 주제는 아니다. 그저 음이온처럼 유사과학이 아닌가 검증해보고 무분별하게 믿지 않는 게 좋은 거 아니냐는 주제다. 그러니 피톤치드의 효과도 일단은 의심해보자. 무엇이 사실인지 과학적 근거가 밝혀지면 그때부터 믿으면 된다.


다만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것은 산림욕이 유사과학이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피톤치드라는 특정 물질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이야기일 뿐이지 산림욕으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정신적 위안은 분명 효과가 있을 것이다. 이 점은 주의하자.


아래는 이 글을 쓰는데 참조한 문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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