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깝게도 대한민국은 아직 코로나19의 기세가 잘 꺾이지 않고 있습니다. 덕분에 마스크 품귀 현상도 여전합니다. 이 와중에 최근 미국을 통한 소식에서 마스크가 필요 없다는 소식이 조금씩 전달되고 있습니다. 비싸고 구하기 힘든 마스크 때문에 이 소식에 눈길이 가는데 정말 그럴까요?
이 글은 이 주제를 상식적인 레벨에서 정리하는 글입니다.
코로나19
'코로나19'는 대한민국에서 정한 2019 신종 코로나바이러스(2019 novel coronavirus)의 공식 이름이자 이 바이러스에 감염돼서 발생하는 증상인 2019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도 지칭하는 이름입니다. 즉 바이러스 이름과 병 이름이 같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정한 국제 공식 명칭인 COVID-19도 바이러스 이름과 병 이름을 동일하게 정한 것으로 비슷한 명명 방식입니다.
참고로 미국에서는 사스2(SARS-CoV-2)로 지칭되고 있습니다. 이 명칭에 중국은 상당히 반발하고 있다는 점 정도만 알아둡시다.
어쨌거나 코로나바이러스라는 이름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코로나바이러스
코로나19는 코로나바이러스의 변종으로 과거 메르스나 사스를 일으킨 바이러스의 먼 친척 정도 되는 바이러스입니다. 코로나바이러스의 코로나(Corona)는 금환일식 때 달그림자에서 뻗어 나오는 빛살 모양을 의미하는데 혹은 왕관 모양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이 바이러스의 모양이 이런 모양을 닮아서 붙은 이름입니다.
대체로 코로나바이러스의 공통적인 특징은 감기 혹은 독감 증상, 그리고 폐렴을 일으킨다는 점이 있습니다.
코로나바이러스도 일단은 바이러스입니다. 그렇다면 바이러스의 특징을 가지고 있겠지요.
바이러스
바이러스야 유명하니 다들 알겠지요. 병을 일으키는 감염원 중 하나입니다. 네 맞습니다.
그리고 세균입니다 ... 는 틀렸습니다. 물론 눈에 안 보이는 작은 생명체라 ... 잠깐 생명체라는 말도 틀렸습니다.
바이러스는 생명체도 아니고 그렇다고 무기물도 아닌 반생물 정도로 취급되는 독특한 존재입니다. 세포라는 단위가 없이 약간의 단백질과 RNA 혹은 DNA 등의 물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반면 세균은 완벽한 형태의 세포로 구성된 생명체입니다.
바이러스의 외형적인 특징은 그냥 아주 작습니다. 모든 바이러스가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세균보다 훨씬 작습니다. 생긴 모양은 바이러스마다 제각각입니다. 예를 들어 코로나바이러스처럼 구체에 병균(?)처럼 생긴 바이러스도 있고, 박테리오파지같이 달 착륙선처럼 생긴 바이러스도 있습니다.
기왕 이름이 나온 김에 잠시 박테리오파지도 감상해 봅시다.
일반적으로 바이러스는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정말 무기물질 같은 존재입니다. 하지만 주변에 특정 세포가 있다면 이 세포에 자신의 DNA나 RNA를 주입시키고 세포의 각 기관을 이용해 자신을 복제하는 방식으로 증식합니다. 특정 바이러스는 침투한 세포를 바로 공격하지 않고 기생하거나 숨어있다가 나중에 활동하게 되는 경우도 있는 등 다양한 전략을 사용하지만 동식물의 세포를 이용해 증식한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박테리오파지도 박테리아를 이용해 증식하는 바이러스 종류로 바이러스의 생태를 아주 잘 보여주는 예입니다.
아 물론 이 글의 주제는 코로나19이니 박테리오파지는 여기까지만 언급하고 다시 돌아갑니다. 결론적으로 바이러스와 세균은 완전히 다릅니다.
알려진 코로나19의 감염 경로
코로나19가 감염되는 주요 경로는 주로 손을 통한 감염입니다. 이미 감염된 사람의 콧물이나 가래 등에서 빠져나온 바이러스가 몬 손잡이 등을 통해 다른 사람의 손으로 옮겨가고 이 손으로 얼굴 주변을 만졌다가 감염되는 케이스입니다. 이 경로는 코로나19 뿐만 아니라 일반 감기나 독감, 메르스, 사스 등도 동일합니다.
이 외에 유명한 방식이 비말 전파, 즉 작은 물방울을 통한 전파입니다. 감염자가 기침을 해서 바이러스가 있는 물방울을 뿜어내고 이를 다른 사람이 들이마시게 되면 감염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주로 2미터 이내의 근거리에서 직접적인 감염이 발생한 경우입니다. 코로나19는 이런 직접적인 감염 확률도 제법 높은 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밖에 에어로졸 전파, 즉 비말보다 더 작은 초미세 물입자에 의한 전파도 고려되고 있습니다. 이 경우 비말에 비해 바람 등에 의해 공기 중에 바이러스가 물입자를 타고 떠다닐 확률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 경우는 검증도 제대로 되지 않았고 감염이 된다 한들 확률이 낮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견해인 것 같습니다. 심지어 이런 에어로졸은 환기를 통해 충분히 예방할 수도 있습니다.
일단 굉장히 상식적인 이야기이긴 합니다. 하지만 왜 피부에 침이 묻는다고 바로 감염되지 않는가 의아하지는 않으신가요?
바이러스의 직접적인 감염 경로
바이러스의 공격도 세균과 비슷하게 몸 밖에서는 큰 영향을 못 끼칩니다. 사람의 피부는 바이러스나 세균을 막아내기에 충분히 강합니다.
그렇다면 바이러스는 도데체 몸 속으로 어떻게 침입하는 것일가요?
바이러스가 몸속으로 침투하는 곳은 주로 점막입니다. 점막은 인체를 구성하는 조직 중 주로 점액을 내거나 혹은 물질을 빨아들이기 위해 존재하는 매우 얇은 막입니다. 다른 피부 조직에 비해 매우 얇아서 침투하기가 용이하기에 바이러스가 몸속으로 침투하는데 주로 사용하는 경로입니다.
점막이 존재하는 곳은 제법 많습니다. 입 안, 콧구멍, 목구멍, 호흡기, 모든 소화기관, 항문, 성기, 그리고 눈 등 몸 안의 조직뿐만 아니라 일부는 겉으로 드러난 기관에도 존재합니다. 이 중 소화기관은 당연히 영양분을 흡수하는 점막을 가지고 있지만 몸 안쪽 깊숙이 있는 편입니다. 이 외의 점막은 점액을 분비하는 점막이겠네요. 콧물이나 침 같은 것이 대표적인 점액으로 볼 수 있습니다.
보통 점액에는 바이러스나 세균의 침입을 막기 위한 효소 등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점막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건강한 사람이 전염병에 강한 이유는 점막에서 충분한 점액을 분비하기 때문에 세균이나 바이러스의 침투를 막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건강하지 못 한 사람의 경우 이 점막에 점액 분비가 충분하지 않을 수 있고 이 경우 바이러스가 쉽게 침투할 수 있는 환경이 됩니다.
점막은 얇기 때문에 바이러스가 침입하는 길이 되는데, 반대로 바이러스가 빠져나오는 길이 되기도 합니다. 감염자의 기침이나 가래에 왜 바이러스가 존재하는지의 답은 바로 이 점막이 바이러스가 이용하는 문이라는 의미가 됩니다.
손 씻기는 맞는데 그럼 마스크는 안 써도 되나?
너무 설명 내용이 길어졌네요. 슬슬 결론을 내야 할 시점 같습니다. 과연 코로나19를 예방하기 위해서 딱히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되는 것일까요?
코로나19의 가장 위험하고 감염 확률이 높은 경로는 비말 감염입니다. 감염자의 기침을 정면으로 맞은(?) 경우라면 상당히 높은 확률로 감염되겠네요. 이 경우 마스크가 없으면 어떻게 될까요? 감염자가 마스크를 끼고 있다면 다행히도 전파 확률은 낮아질 테고, 피해자(?)가 마스크를 끼고 있었다고 해도 역시 감염 확률은 낮아질 것입니다. 다만 마스크 필터의 성능이 감염 확률에 영향은 끼칠 것입니다.
하지만 비말, 즉 침은 무겁습니다. 잘게 쪼게 졌다 한들 에어로졸은 바람을 타고 흩어질 것이고, 그 보다 큰 비말은 바닥으로 떨어집니다. 그리고 침이 말라갈수록 바이러스의 생존율도 떨어지게 됩니다. 정부의 지침에는 감염자와 2미터 이상 떨어져 있으라고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개방된 공간에서 마스크가 없어도 감염자가 2미터 이내에서 기침하는 환경이 아니라면 비말 감염은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말이 됩니다.
그 외의 대부분의 감염 경로는 손을 통한 감염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주로 문 손잡이나 손을 써서 동작해야 하는 기구 등을 만지게 되면 이 바이러스가 거기에 묻거나 혹은 손으로 묻게 되고 이것이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 경우라면 마스크는 아무 의미도 없습니다. 손으로 눈을 비비거나 코를 후비거나 손가락을 빨거나, 혹은 그 손으로 잡은 숟가락을 입에 넣었을 경우 등은 마스크를 착용해도 막을 수 없겠지요. 정부의 지침에 손을 자주 씻으라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에어로졸의 경우는 좀 복잡할 수 있습니다. 주로 감염자가 밀폐된 좁은 공간에서 기침을 해서 바이러스가 뿜어져 나왔을 때 이 바이러스가 에어로졸을 통해 얼마나 오랜 시간 동안 해당 공간에 차는지를 파악해야 합니다. 불행히도 객관적으로 연구된 자료가 없어서 당연히 감염 확률도 알기가 힘듭니다. 에어로졸은 미세 입자이기 때문에 일반 면 마스크로는 막을 수가 없겠지만 일단 마스크를 착용하는 편이 안전하리라는 것은 상식적입니다.
자 그러면 어쨌든 마스크가 있는 것이 예방에 좋다는 말이 되네요. 미국의 소식은 뻥 투성이인가 보네요.
아뇨. 미국은 땅은 크고 인구밀도는 낮아서 사람 간 거리도 넓은 편입니다. 심지어 대부분 자가용을 이용해 이동합니다. 우리나라와는 상황이 좀 많이 다릅니다. 따라서 마스크가 없어도 좀 더 괜찮지 않을까요?
결론
위에서 결론은 이미 이야기했습니다. 미국과 대한민국의 상황은 다르기 때문에 한국에서는 마스크를 쓰는 편이 안전하다고 생각합니다. 전문가들의 결론은 좀 엇갈리는 경향이 있기도 하지만 한쪽으로 쏠린 상황은 아니기 때문에 좀 더 안전한 편을 고르는 것이 맞겠지요.
하여간 상식적으로 마스크는 아래의 경우에 쓰면 유용합니다.
- 사람이 제법 있는 밀폐된 공간에 있어야 할 경우
- 개방된 공간이라도 사람이 밀집된 곳의 경우
- 병원 같은 감염자가 몰릴 수 있는 공간에 가야 할 경우
- 코로나가 아닐지라도 본인이 기침이나 열이 나는 경우
- 본인이 감염된 경우
마지막으로 지겹게 보셨겠지만 상식적인 안전 수칙을 언급하고 끝내겠습니다.
- 사람이 밀집하는 곳은 가급적 피하기
- 손을 비누나 세정제를 이용해 자주 꼼꼼히 씻기
- 씻지 않은 손으로 얼굴 부위를 만지지 않기
- 스마트폰이나 손잡이 등 자주 만지는 곳을 자주 소독하기
- 잘 먹고 잘 운동해서 건강한 몸 유지하기
- 물을 자주 마셔서 점막이 마르지 않게 하기
이것만 잘 지켜도 코로나19는 물론 감기, 독감, 간염 등 다양한 전염병을 예방할 확률이 높아집니다.
참조문헌
- 코로나바이러스 (위키백과)
- 2019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위키백과)
-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위키백과)
- 바이러스 (위키백과)
- 점막 (위키백과)
- 점액 (위키백과)
- 선천 면역 (위키백과)
- 코로나-19(COVID-19) (서울아산병원 질환백과)
- 바이러스성 감염 개요 (MSD매뉴얼)
- 코로나19 환자 눈물에서 바이러스 양성…눈 통한 전염가능성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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