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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상식

크릴 오일, 적당함의 저주

by healthyrenn 2020. 4.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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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반년 사이에 크릴 오일 광고를 굉장히 많이 접했습니다. 혈행 개선 등 다양한 효과가 있다는 소리는 한 번쯤 들어 보셨을 것입니다. 물론 이 부분은 어느 정도 검증이 되었으니 이렇게 광고하는 것이겠지 하는 생각은 하고 있습니다만, 부작용에 관해 이야기하는 광고는 전혀 보질 못 했습니다. 과연 크릴 오일은 부작용 없는 완벽한 건강 보조 식품인 것일까요?

크릴 오일

크릴은 보통 '크릴새우'라고 부르는 작은 갑각류를 의미하며 새우와 비슷하게 생기긴 했지만 딱히 새우라고 부르지는 않는 미생물입니다. 보통은 고래 등의 먹이가 되는 플랑크톤 중 하나로 생태계 하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생물입니다.

북방크릴 (Wikipedia)

크릴 오일은 이 크릴에서 추출한 오일로 정확히는 오메가3 지방산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크릴새우오일은 장점이 많은 오메가3 기름 중 하나다. 인지질 함량이 높아서 물과 기름에 모두 섞이기 때문에 흡수력이 좋고 다른 생선오일보다 효능도 좋다고 알려졌다. - 생선오일보다 좋다는 ‘크릴새우오일’ 먹으면 안 되는 사람은? (헬스경향)

지방산이라는 이름은 지방이라는 이름일까요? 비슷하면서도 다르지요.

지방산은 지방을 구성하는 재료 중 하나입니다. - 지방과 지방산, 뭐가 맞나요?

즉 크릴 오일은 여러 지방산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 밖에도 여러 성분이 있겠지요?

붉은색 색소는 아스타잔틴이라는 항산화제로 강력한 항산화작용을 하고 등푸른생선과 달리 생태계의 가장 아래에 있기 때문에 수은에 대해서는 걱정할 게 없다는 점 등이 장점으로 꼽힌다. - 생선오일보다 좋다는 ‘크릴새우오일’ 먹으면 안 되는 사람은? (헬스경향)

하지만 보통 크릴 오일의 주요 성분으로는 인지질을 꼽습니다.

인지질(燐脂質, phospholipid)은 당지질, 콜레스테롤, 단백질과 함께 생체막의 주요 성분으로 인을 포함하는 지질의 일종이다 ... 인지질은 지방과는 달리 극성을 띠는데, 지방산이 있는 부위는 물과 잘 섞이지 않고 비극성 물질들과 쉽게 섞이는 소수성이고, 인산기가 있는 부위는 물 분자 또는 다른 극성분자들과 쉽게 섞이는 친수성이다. - 인지질 (위키백과)

인지질은 보통 기름을 녹이는 성분으로 광고되고 있습니다.

정확히 말해서 인지질은 유화제 혹은 계면활성제의 한 종류입니다. 특징으로는 계면활성제처럼 기름(지방)을 녹일 수 있으면서도 물에도 녹을 수 있는 특수한 물질입니다.

그런데 인지질은 '지질'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우리가 보통 기름이라 부르는 지방산입니다. 약간 아이러니함이 느껴지네요.

그리고 이 인지질과 비슷한 성질의 물질로 대표적인 것이 바로 손을 씻을 때 사용하는 비누입니다. 아 그런데 비누는 못 먹는 거니 의미 없겠지요?

난황은 식용유를 물과 섞이게 해 마요네즈를 만들 정도로 유화기능이 높다. 이런 작용은 노른자 속의 인지질 탓이다. 크릴오일에 많아서 좋다는 바로 그 인지질과 같다. - 몸 속 기름때 없애준다는 크릴오일, 부작용은 없을까 (중앙일보)

인지질이 많으면서도 먹을 수 있는 데다 쉽게 구할 수 있는 대표적인 식재료가 바로 계란 노른자입니다. 그렇다면 굳이 인지질 때문에 크릴 오일을 먹어야 할 이유가 있는지 벌써 의문이 들기 시작하네요.

오메가3과 6는 필수지방산이라 우리 몸속에서 합성되지 않으니 식이요법으로 섭취해 줘야 하는 것은 맞다. 그런데 우리가 먹는 거의 모든 음식에 양의 차이는 있지만 다 들어있다. 따지자면 들기름에 가장 많고 소고기, 돼지기름에도 있다. - 몸 속 기름때 없애준다는 크릴오일, 부작용은 없을까 (중앙일보)

거기다 인지질은 굳이 계란뿐만이 아니라 우리가 주로 섭취하는 대부분의 식재료에 이미 조금씩 들어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오메가 지방산 식물성 지방에 더 많아 - 몸 속 기름때 없애준다는 크릴오일, 부작용은 없을까 (중앙일보)

거기다 아예 식물성 지방에서 더 많다는 것은 결국 인지질 때문에 크릴 오일을 먹어야 할 이유가 없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물론 이 밖에 여러 성분에 있으니 크릴 오일이 주목받고 있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예를 들자면 항산화 기능 말이죠.

70kg의 성인이 100mg의 아스타잔틴을 섭취하려면 크릴오일 1만9000알을 복용해야하는 말도 안 되는 상황”이라며 “차라리 항산화제로 비타민C를 먹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 크릴오일, 오메가3보다 진짜 효과 뛰어날까 (헬스경향)

아아... 결국 크릴 오일만의 특징은 별로 없습니다.

크릴 오일의 부작용

대표적인 성분이 인지질이니 인지질의 부작용에 대해서 이해하면 이 주제를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와파린이나 헤파린 등의 항응고제나 혈전용해제를 복용 중에 크릴새우오일을 과량 섭취하면 혈액이 너무 묽어져 응고장애, 혈뇨, 뇌출혈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 생선오일보다 좋다는 ‘크릴새우오일’ 먹으면 안 되는 사람은? (헬스경향)

혈액을 묽게 한다는 것은 쉽게 생각해도 큰 문제가 있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출혈이 날 경우 혈액이 재빨리 응고해서 출혈을 멈춰야 합니다. 하지만 인지질은 이 과정을 방해하게 됩니다.

임신부에서 항응고제는 임신 초기 태반의 출혈을 유발해서 유산의 위험성을 높인다. - 생선오일보다 좋다는 ‘크릴새우오일’ 먹으면 안 되는 사람은? (헬스경향)

임신 초기에 자궁에는 많은 변화가 나타나며 이 과정에서 출혈이 날 수 있는데 역시나 인지질이 이 상황에서 출혈을 막지 못하게 방해하게 됩니다.

해산물 특히 새우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들이다. 보통 해산물 알레르기, 갑각류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들은 새우알레르기도 흔하게 경험한다. - 생선오일보다 좋다는 ‘크릴새우오일’ 먹으면 안 되는 사람은? (헬스경향)

알레르기는 항상 이야기하지만 굉장히 조심해야 합니다. 드물게 나타나긴 하지만 알레르기 쇼크로 호흡기가 부어서 호흡곤란으로 사망하는 케이스는 꾸준히 보고되고 있습니다. 그저 두드러기 정도로 끝나더라도 불쾌함으로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것도 가볍게 볼 사안이 아니겠지요.

평소 소화가 잘 안 되고 속이 냉하면서 설사를 잘 하는 사람들의 경우 해산물을 섭취하면 복통, 소화불량, 설사를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 생물로 섭취하면 더욱 그렇지만 익혀 먹더라도 위장기능의 정도에 따라 위장장애가 나타난다. 크릴새우오일도 마찬가지다. - 생선오일보다 좋다는 ‘크릴새우오일’ 먹으면 안 되는 사람은? (헬스경향)

그밖에 가볍게 볼 수 있는 부작용으로 소화불량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하네요. 그 밖에 특유의 진한 해산물 냄새가 구토를 유발하는 사례도 있습니다. (제가 그렇습니다)

마무리

크릴오일에 인지질이 함유돼 있다고는 하지만 대규모 임상연구를 통한 의학적 이익에 대한 결과물이 없고 다른 식품을 통해서도 인지질을 충분히 섭취할 수 있기 때문에 굳이 비싼 돈을 주고 인지질을 먹을 이유가 없다. - 크릴오일, 오메가3보다 진짜 효과 뛰어날까 (헬스경향)

가장 큰 문제는 크릴 오일은 식품으로써 개발된 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다르게 표현해서 효과가 검증되지 않았고 그래서 부작용의 위험성이 제대로 알려져 있지 않고 있습니다.

크릴오일은 아직 탁월한 효과를 주장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 새우 등 갑각류에서 추출한 크릴오일은 흡수·생체이용률이 높을 뿐 DHA·EPA 등 주요성분함량은 오메가3에 비해 훨씬 낮다. - 크릴오일, 오메가3보다 진짜 효과 뛰어날까 (헬스경향)

그리고 여러 성분이 있지만 이게 딱히 모든 사람에게 유용한 비율은 아니라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DHA 함량이 낮다는 말은 어린이에게 딱히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말이겠지요. 고등어나 먹어라 이런 의미가 되는 걸까요?

역시나 적당히 먹으면 의미 있는 효과를 줄 수도 있지만 과하게 먹으며 안 먹는 것 만 못하다는 이야기를 크릴 오일의 사례에서도 찾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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