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의 유해성 논란은 최근까지도 끊임없이 나오고 있는 이슈입니다. 일반적으로 플라스틱은 가열하면 녹아내리니 따뜻한 음식물을 담는 용기로는 얼핏 불안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거기다 식품용 뿐만 아니라 육아 용품에서도 많은 플라스틱이 쓰이다 보니 유해성에 신경이 쓰이지요. 플라스틱 종류에 따른 유해성 여부를 파악해보면 도움이 될 것 같아 정리해 봅니다.
플라스틱
플라스틱(Plastic)은 굳이 설명이 필요할지 의문일 정도로 실생활에서 많이 쓰이는 합성수지 소재입니다. 요즘은 다들 아시겠지만 석유에서 뽑아낸 물질 중 하나로 만들 수 있으며 대체로 열을 가하면 녹는 특징이 있습니다. 그래서 열이나 압력을 가해서 마음대로 성형하는 것이 가능해서 다용도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크게 두 분류로 나뉘어서 열을 가하면 녹는 '열가소성 수지'와 반대로 열을 가하면 굳거나 타버리는 '열경화성 수지'로 나뉘지만 여기서는 열가소성 수지만 다룹니다. 보통 플라스틱을 칭할 때는 열가소성 수지를 의미하는 경우가 많기도 하며, 열경화성 수지는 음식물에 사용할 일이 없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플라스틱의 종류
플라스틱은 분자 결합 구조나 첨가물에 따라 매우 종류가 많습니다. 여기서는 일부만을 다루며 특히 재활용 분류 기준으로 정해진 것 위주와 함께 개인적으로 알고 있는 몇몇 종류를 정리해 봅니다.
PP(폴리프로필렌, Polypropylene)
폴리프로필렌은 인체에 무해한 것으로 알려진 대표적인 플라스틱입니다. 플라스틱 중 가장 가벼운 것이 특징이고 그 외에도 튼튼하고 열 변성도 적어서 강해서 식품 용기, 전자레인지용 용기, 완구 등등에 많이 쓰입니다. 최근에는 방진 마스크 필터 재료로 많이 쓰이고 있기도 합니다.
PE(폴리에틸렌, Polyethylene)
폴리에틸렌은 가볍고 유연하고 반투명한 플라스틱으로 인체에는 무해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일상생활에 정말 다용도로 쓰입니다. 넓은 범위에서 비닐봉지나 식품 용도의 랩, 간장 용기, 병뚜껑 등등 다양한 곳에 쓰이는 범용 플라스틱이지요.
다만 재활용 분류 기준에 PE는 없습니다. 밀도에 따라 고밀도 폴리에틸렌(HDPE)과 저밀도 폴리에틸렌(LDPE)으로 분리해서 구분하기 때문이지요.
HDPE(고밀도 폴리에틸렌), LDPE(저밀도 폴리에틸렌)
위의 폴리에틸렌(PE)의 밀도에 따른 분류로 PE와 다른 종류는 아닙니다. 단지 한국의 분리 배출 기준에는 PE가 아닌 HDPE와 LDPE로 구분하고 있기 때문에 별도로 항목을 분리했습니다.
밀도에 따른 차이는 역시나 강도나 물렁함 정도겠지요. LDPE는 쥬스나 우유병 등의 부드러운 재질이 쓰이고, HDPE는 샴푸나 세제통, 주방용기 등 딱딱한 용기에 사용됩니다.
HDPE는 전자레인지에 쓰기도 안전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LDPE도 그다지 유해한 것은 아니지만 재활용의 불리함 때문에 그다지 추천되지는 않는 재질입니다.
PET(페트, 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 polyethylene terephthalate)
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는 긴 이름보다는 약자인 페트(PET)가 더 친숙하겠지요. 이름대로 페트병에 쓰이는 종류입니다. 가볍고 튼튼하고 투명하지요. 제조 시 유해 물질이 쓰이지 않기 때문에 따뜻한 물을 담는다고 딱히 유해 물질이 나오진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열에 약해서 따뜻한 액체류를 담으면 변성이 쉽게 일어납니다.
PS(폴리스티렌, Polystyrene)
폴리스티렌 대신 스티로폼이라고 하면 쉽게 이해가 가능할 것입니다. 폴리스티렌은 컵라면 용기, 스티로폼, 가전제품, 프라모델 등에 쓰이는 플라스틱 종류입니다. 그런데 스티렌 자체가 독성 물질이기 때문에 고열에 녹으면 좋을 건 당연히 없습니다.
한 때 폴리스티렌으로 제작된 컵라면 용기의 유해성이 화제가 된 경우가 있고 지금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애초에 폴리스티렌의 내열성이 70~90도 정도로 약한 편이라 조심해서 사용해야 합니다. 특히 뜨거운 음식물을 담는 용기로는 가급적 안 쓰는 편이 좋을 것 같습니다.
PC(폴리카보네이트, Polycarbonate)
폴리카보네이트는 유리를 대체할 수 있을 만큼 투명하게 만들 수 있으면서도 매우 튼튼한 플라스틱입니다. 그래서 깨지지 않는 창문이나 안경, 병 등의 재료로 쓰입니다.
그런데 폴리카보네이트는 환경 호르몬 검출로 유명했던 종류입니다. 가열 시 첨가제로 쓰이는 BPA(비스페놀-A)가 녹아 나오기 때문이지요. 이 BPA는 여성호르몬과 비슷한 작용을 하는 내분비계 교란물질로 알려져 있습니다. 성장기 아이에게 BPA는 당연히 안 좋은 영향이 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과거에는 이 폴리카보네이트가 젖병에서도 많이 쓰였었죠? 그래서 당연히 난리였었습니다. 지금도 이 PC 재질로 젖병은 만들고 있지만 BPA의 유해성이 화제가 되면서 이제는 PBA를 넣지 않는 BPA Free 제품도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BPA 대신 다른 첨가제가 들어갔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가열해야 하는 경우에는 PC 종류는 안 쓰는 편이 좋다고 생각됩니다.
이런 유해성 이력 때문인지 한국에서는 OTHER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PVC(폴리 염화 비닐, Poly Vinyl Chloride)
혹시 배관으로 사용하는 PVC 파이프를 들어보셨나요. 뭐 이미 답은 나왔지만 PVC는 식품용으로 쓰이지 않습니다. 보통 완구나, 장판, 벽지, 고무 대야 등에 사용되지요.
PVC를 유연하게 만들기 위해 DEHP(di-(2-ethylhexyl)phthalate)를 사용하는데 이것도 유명한 환경 호르몬입니다. 이외에도 다양한 중금속이 함유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사용에 주의가 필요하며 식품 용기로는 절대로 사용해서는 안 됩니다.
ABS(Acrylonitrile-butadiene-styrene)
ABS는 뭐 그냥 튼튼한 플라스틱이긴 한데 식품용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가열하면 유해 물질이 나오기 때문이지요. 냄새도 역하고요. 튼튼하기 때문에 전자기기 케이스 등에도 많이 쓰이고 특히 3D 프린팅에서 종종 쓰입니다. 다만 재활용 분류기준에는 OTHER로 분류됩니다.
PLA(Poly Lactic Acid)
PLA도 ABS 처럼 3D 프린팅에 많이 쓰이는 플라스틱입니다. 하지만 얘는 유해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왜냐하면 재료가 주로 옥수수 전분이기 때문이지요. 그래서인지 잘 바스러지고 열에도 약하고 다른 플라스틱에 비해 빨리 분해되는 편입니다. 그래서인지 식품용기에서도 그다지 쓰이질 않습니다. 거기다 재활용 분류 기준에도 딱히 없는 과연 플라스틱인지 의아한 종류입니다.
주의가 필요한 플라스틱
정리하자면 분류 마크에 PVC는 식품 용기로 부적합합니다. PS가 표기된 플라스틱은 가열하는 식품의 용기로는 부적합합니다. PC의 경우도 BPA Free가 아닌 이상 가열하는 용도로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그런데 분류 표기에 위의 것들 말고 OTHER라고 표기된 종류도 있습니다. 이는 식품용으로 부적합 소재이거나 두 가지 이상의 소재가 섞인 복합 플라스틱이고 명확한 재료를 알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가급적 식품 용기로는 사용하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다만 OTHER에도 함정이 약간 있는데 우리가 전자레인지에 자주 데워 먹는 햇반 용기도 OTHER라고 표기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원래 식품을 담기 위한 용도를 제외하고는 OTHER라고 표기된 플라스틱은 주의가 필요합니다.
OTHER의 다른 예로 김장 때 사용하는 빨간 대야(다라이)도 있습니다. 아마도 명확한 분류가 표기되어 있지 않아서 재료도 알 수 없는 데다가 PVC가 섞인 경우 온갖 중금속도 섞여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식품용 비닐을 깔고 김장을 하는 등 가급적 음식물이 직접 대야에 닿지 않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마무리
이상으로 플라스틱의 대표적인 종류들 몇 가지를 살펴봤습니다. 의외로 대부분은 안전한 편이라는 것에 안도하게 되네요. 역시 아는 것이 힘도 되고 심신에도 좋은(?) 것 같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이들 플라스틱을 녹여서 먹어도 된다는 말은 절대로 아니지만요.
최근에는 음식 배달의 증가로 플라스틱 용기의 사용 또한 늘어나서 환경적인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분리배출이 가능한 플라스틱은 분리수거를 잘해야 할 것 같습니다.
다만 OTHER로 표기된 플라스틱은 복합재질이라는 특성 상 재활용이 매우 어렵습니다. 즉 재활용이 안 됩니다. 따라서 일반 종량제 쓰레기봉투에 담아서 배출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 외의 단일 수지명이 명확하게 쓰여져 있다면 깨끗하게 씻어서 배출합시다. 뚜껑과 몸체의 소재가 다른 경우도 많으므로 뚜껑도 가급적 분리하고 포장재 비닐도 완벽하게 제거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리고 이물질이 묻은 플라스틱은 세척 비용 때문에 재활용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그러니 꼭 깨끗하게 씻어서 배출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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