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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일기

40. 어느 발사(?)에 대한 기록

by healthyrenn 2021. 2.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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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무엇인가(?)를 발사하는 것이다 (Pixabay)

100일이 다가올 즈음 아이는 많이 무거워졌다. 목욕할 때는 아내가 늘 아이를 들고 씻겼는데 이제는 그게 힘들어질 정도로 무거워졌다. 그래서 목욕 때 내가 아이를 안고 씻기게 되었다. 이 글은 그때부터 생긴 모종의 해프닝을 정리한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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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6일째

아이를 목욕시킬 때 내가 안고 씻기기 시작한 지 이틀째 되던 날이다.

아이의 머리를 아내 쪽으로 향하도록 들고 씻기다 보니 문제가 있었다. 아이가 불편하면 칭얼거리다 오줌을 쌀 때가 있는데 하필 내 쪽으로 싼다는 점이다. 그러니까 이 날은 나에게 아이가 오줌을 갈겼다는 말이다. 그나마 다행히도 다리 쪽으로 향했기에 바지만 버렸지만 어쨌든 버리긴 버렸다.

한 가지 더 문제는 아이를 씻기기 전에 내가 먼저 씻었다는 점이다. 그래서 아이 목욕 후 나는 한번 더 씻어야 했다.

107일째

이번에 목욕할 때 아이는 여지없이 울다가 오줌을 내 왼 발에 갈겼다. 그리고 잠시 후 내 오른발에 한번 더 갈겼다. 완전 기습적으로 갈겼다.

아 오늘은 좀 많구나 하고 한숨을 쉬던 차에 아이가 갑자기 울음을 그쳤다. 잠시 후 내 왼발에 똥을 갈겼다. 하....

덕분에 난 또 행복한 샤워 시간을 한번 더 가졌다. 이번에도 씻기기 전에 이미 샤워를 했었기 때문이다. 장하다 우리 아이.

108일째

기대를 져버리지 않고 오늘도 목욕할 때 내 다리에 오줌과 똥을 갈겼다.

다행히도 이번엔 난 알몸 상태였기에 아무런 피해가 없었다. 혹시나 미리 대비했던 것이다. 거기다 이번엔 미리 씻지도 않았다. 하하 아빠의 승리지롱. 역시 준비하는 자가 승리하는 법이다.

109일째

오늘도 목욕할 때 내 다리에 오줌과 똥을 갈겼다. 오늘은 괜찮겠지 하며 속옷을 입고 있었던 것을 굉장히 후회했다. 그래 오늘은 아빠가 졌어.

그나저나 4일 연속 오줌과 3일 연속 똥이라니 설마 우리 아이가 이걸 즐기고 있는 건 아니겠지?

110일째

오늘로써 우리 아이는 목욕 시 5일 연속 오줌 4일 연속 똥이라는 대기록을 달성 중이시다.

하지만 아빠도 만만치 않게 대비를 하고 있다. 이젠 미리 씻지 않고 알몸으로 아이를 목욕시킨 후 그제야 나도 씻는다. 아무 문제없지롱 메롱.

111일째

목욕할 때 너무 연속으로 갈겼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젠 좀 익숙해졌으니 안 싸지 않을까? 이젠 옷을 입고 씻겨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내 판단은 완전히 빗나가서 우리 아이는 6일 연속 목욕 중 아빠에게 오줌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이번엔 심지어 팬티에 직격 했기 때문에 씻기는 도중 내내 찝찝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연속 똥 기록은 끊겼다는 점이다.

112일째

이런 거 기네스북 기록 같은 게 있으려나? 하여간 7일 연속 오줌이라는 대기록을 계속 유지 중이신 우리 아이다. 습관이 아니었으면 좋겠다.

어제의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이번엔 알몸으로 승부했었던 것이 통했다. 아이야 아빠는 호락호락하지 않단다.

113일째

우리 아이는 8일 연속으로 목욕 때 내 몸에다 오줌을 갈겼다. 기록 경신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아빠는 여전히 알몸 투혼이다.

114일째

9일 연속 대기록! 이젠 놀랍지도 않고 당연한 것 같다. 아주 익숙하게 온 몸으로 아이의 오줌을 받아낸다.

그나저나 내일이면 10일 연속이라는 상징적인 기록이 되는구나. 아.... 설마 나 기록 달성을 기대하고 있는 건 아니지?

115일째

10일 연속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할 것인가 내심 기대했었는데 실패했다. 사실 목욕하기 직전에 기저귀에 오줌을 갈겼기에 기록 경신에 실패한 것이겠지만 말이다. 그리하여 다행인지 불행인지 모르겠지만 이 날은 무사히 목욕을 마쳤다.

그 후

오늘날까지 아이는 종종 목욕할 때 나에게 오줌을 갈긴다. 그래도 똥은 이후 1회만 있었을 뿐이라는 게 천만다행이라면 다행이다. 아무래도 똥은 좀 그렇거든.

가끔 사정 상 옷을 입고 아이를 씻길 때도 종종 있긴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옷을 벗고 씻길 수밖에 없다. 이제 확률은 많이 낮아져서 삼일에 한 번 정도 싸긴 하는 게 그나마 좋아지고 있다는 것이 느껴질 뿐이다.

다만 목욕할 때 싸는 것이 당연한 것이라는 이상한 인식만 안 붙었으면 하는 바램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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