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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일기

23. 심장에서 왠 잡음이?

by healthyrenn 2020. 11.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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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건강하게 자라주길 바라는 것은 아마도 모든 부모의 공통적인 바람일 것 같다. 다르게 말하자면 역시 아이의 생애는 순탄하지 않을 확률이 높다는 말이다. 실제로 이전에는 육아종이 갑자기 튀어나오는 바람에 살짝 난리를 핀 적이 있었다.

 

16. 육아종 난입

나가면 다시는 들어올 수 없는 역방향 감옥(?)이 되어버린 산후조리원에서 여전히 생활하는 도중이다. 나와 아내는 우리 아이의 특성을 최대한 많이 알아내기 위해 쉬는 것을 포기하고 많은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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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벌어질 사건(?)에선 그나마 육아종이 좀 가벼운 증상이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우리 아이가 생후 30일 정도 지났을 즈음이다. 일단은 첫 한 달을 무사히 넘기긴 했다. 물론 한 달 정도가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 무사히 넘겼다곤 했지만 이 말에 완벽했다는 의미는 없다.

산부인과에서부터 아이가 달고 있었던 황달과 태열에 한 달가량 지금도 차도가 없었다. 아니 오히려 더욱 심해졌다. 아이의 얼굴이 노랗고 빨갛고 여드름 비슷한 것과 각종 피부 염증으로 보이는 것들이 많이 나타나니 부모 입장에선 애처롭고 애가 탈 수밖에 없었다. 아이가 종종 칭얼거리는 것이 혹시 이것 때문일까 하는 걱정은 점점 늘어만 갔다.

결국 어느 날은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서 불시(?)에 소아과를 쳐들어갈 계획을 잡았다.

병원은 차를 타고 가기엔 너무 가까웠지만 그래도 아이를 안고 가기엔 과연 거기까지 무사히 갈 수 있을까 걱정되기도 하는 거리이기도 했다. 그런데 평소 배앓이와 태열로 심심하면 울어대는 우리의 아이는 속싸개와 겉싸개를 하고 외출을 할 때는 신기하게도 잘 울지 않는다. 오히려 너무 잘 잤다. 원래 아이들이 바깥을 좋아한다고 하는 것 같지만 어쨌든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 더운 날씨에 겉싸개를 잘 견디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대견할 지경이었다. 그래서 소아과까지는 아이를 안고 무사히 도착할 수 있었다.

그런데 하필 가는 날이 장날이었다. 그날은 소아과가 문을 닫은 날이었다. 미리 전화로 휴진인지 확인하고 갔었어야 했을까?

그런데 소아과가 문을 닫은 것이 우연히도 엄청난 기회의 계기가 된다. 마치 나비효과처럼 이 작은 우연이 엄청난 결과를 만들어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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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의 시작

뭐 어쨌든 그래서 어떻게 했냐면 문을 닫은 소아과를 뒤로 하고 근처의 다른 소아과를 무작정 찾아갔다. 다행히도 주변은 대규모 아파트 단지 투성이라 소아과도 많은 편이었다.

병원마다 의사마다 설비나 진료 스타일이 다를 수밖에 없다. 새로운 병원에서 새로운 의사의 진료는 새로운 사실들을 알게 되는 경우도 많다.

태열은 관리를 잘 하는 수밖에 없다고 한다. 현재 상태로는 치료를 진행할 수 있는 단계도 아니고 아이도 너무 어리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황달의 경우는 아직 기간 내에 있기 때문에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는 정도의 이야기가 나왔다.

그런데 핵심은 이 다음이다. 의사는 청진기로 아이 가슴 소리를 들어보더니 이런 이야기를 했다.

"심장에 잡음이 들리네요?"

심장에 잡음이 들린다는 것은 혈액의 흐름이 이상하다는 말일 것이다

아니 잠깐, 그래서 뭐가 어떻게 되는 건데? 그전에 심장에 잡음이라니, 무슨 접지 제대로 안 된 오디오 기기도 아니고 무슨 소리지?

물론 그 다음에 이어진 의사의 말에서 핵심을 알게 된다.

"잡음이 들리는 이유는 심장에 구멍이 있을 수 있다는 의미예요. 심장의 심방 사이의 벽이 완전히 닫히지 않은 채로 태어나서 이후 자라면서 서서히 막히는 경우도 있는데 아마도 이 경우일 수도 있겠지만 혹시 모르니 확인해 보는 게 좋겠어요. 어디 어디 병원에서 심장 초음파 진단을 한번 받아보시는 것이 좋을 것 같네요."

... 청천벽력과도 같은 이야기다. 왜냐하면 난임병원과 산부인과에서 계속 초음파로 심장 소리를 들어왔고, 출생 후 많은 추가 비용을 들여서 온갖 검사를 했고 여기서 별 다른 이상 소견은 없었기 때문이다. 소아과에서 초진을 받을 때도 청진기로 분명 가슴 소리를 들었을 텐데 별 문제가 있다는 이야기는 듣지 못했다. 그저 황달과 태열이 가볍게 드러났을 뿐이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할까? 방근 진찰한 의사를 탓하는 건 말이 안 되고, 그전에 진찰한 소아과나 산부인과를 탓해야 하는 걸까?

사실 이걸 문제 삼지 않은 이유가 있었을지도 모른다. 예를 들자면 정상 범위로 볼 수도 있다. 앞에서 이야기했지만 심장의 구멍은 자라면서 자연스럽게 메꿔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문제가 사라지는 것은 결코 아니다.

이제 이 병원에서 더 할 수 있는 것은 없을 것 같았다. 의사는 친절하게 큰 병원에서 진료를 받을 수 있게 진료 의뢰서를 작성해 주었다.

그 의사는 유명한 병원을 추천해 주기도 했지만 썩 내키지 않았다. 차가 없었다는 문제도 있겠지만, 만약 문제가 발견되면 치료를 위해 자주 다녀야 할 텐데 거리가 먼 병원은 아무래도 아이와 부모 모두에게 스트레스를 가할 것이기 때문이다. 거기다 유명한 병원이면 더더욱 대기가 길 테니 스트레스의 홍수가 뻔하다.

그래서 우리는 가능한 가까운 병원을 찾아서 예약을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가까운 병원을 선택한 것은 정말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이번 사건(?)으로 중요한 경험적 자산을 얻었다. 병원을 여러 곳을 가보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기회를 제공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뭐 어쨌거나 걱정 속에서 예약일이 다가왔다.

다음 이야기

 

24. 아니 갑상선 네가 왜 거기서 나와?

태열과 황달이 심해져서 어느 날 즉흥적으로 소아과를 찾았지만 문이 닫혀 있었다. 그래서 방문한 주변의 다른 소아과에서 우리는 아이의 심장에서 잡음이 들린다는 사실을 우연히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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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결전의 날, 아니 결정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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